[촌부의 단상]
아~ 이럴 수가...
2023년 9월 20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팔월 초엿샛날
이른 아침부터
아~ 이럴 수가...
2023년 9월 20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팔월 초엿샛날
이른 아침부터
또 비가 내리고 있다.
반갑지도 않고 싫은 가을비,
지난주 닷새를 추적거리더니
이번주는 또 얼마나 내리려나?
옛부터 어르신들이 그랬었다.
'가을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아마도 이런 말이 생기게 된 것은
농부의 입에서 비롯되었지 싶다.
좋은 날씨라야 수확기에 접어든
곡식, 과일, 채소를 잘 거두게 되니까.
오늘 촌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을비를
내리게 하는 하늘을 원망하는 것보다
그간 고마워했던 땅을 원망하고 있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키우며 좋아했던
가을 채소 배추농사를 또 망친 것 같다.
결론부터 먼저 피력을 하자면
잘 자라던 배추가 뿌리혹병에 걸렸다.
그동안 잘 자라던 배추가 어느 순간에
크기가 들쭉날쭉한 것이 이상해 보였다.
사람도 그렇듯 크고 작음이 있겠지 했다.
이른 아침이면 아주 싱싱하게 보였다.
그런데 햇살이 나면 잎이 축 늘어져서
마치 물에 데쳐놓은 것처럼 널부러졌다.
모종을 심기전 충분히 예방을 했었기에
설마 병에 걸렸으리라는 생각은 못했다.
어제 이른 아침,
아무래도 배추에 뭔가 탈이 난 듯하고
직감상으로 이상한 조짐이 감지되어
가장 잘 자라지 못한 한 포기를 뽑았다.
아니나 다를까, 뿌리혹병에 걸린 것...
배추를 뽑은 순간,
"아~ 이럴 수가..." 라는 한숨만 나왔다.
그렇게 사전에 미리 예방조치를 했었고
나름 최선을 다하여 정성을 쏟아왔는데
기대했던 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사실 지난 몇 년 간 해마다 배추농사는
제대로 결실을 보지못하고 폭망했었다.
그래서 올해는 멘토 아우 도움을 받으며
지금껏 컨닝을 하듯이 따라서 잘 해왔다.
그런데 땅이, 흙이 촌부를 돕지를 않는다.
어쩌겠는가?
지금껏 도움을 많이 주었던 하늘과 땅이
촌부에겐 배추농사를 허락하지 않는 걸...
아무래도 이젠 오랜 촌부의 고집을 접고
관행농업을 따라야 할 것인가? 고민이다.
갈수록 농사가 참 어렵다.
하면 할수록 편해지고 잘돼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더 힘드는 것이 농사인갑다.
지난 봄부터 여름을 지나왔고 지금까지
다른 농사는 잘 지었으니 그걸로 위안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