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방울토마토 줄기를 걷어내고...
2023년 8월 29일 화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열나흗날
오늘 내일
비소식이 있어서 그런지
잔뜩 흐린 아침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가을이 가까워지며 비가 내리는 것은
달갑지가 않은 것이 농촌의 사정이고
농부의 마음이겠지만 하늘의 뜻이라
그러려니 하는 수 밖에 도리없음이다.
이제 서서히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하나둘씩 밭에서
걷어내야만 하는
작물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얼마전 오이덩굴에 이어
이번에는 방울토마토 줄기를
모두 다 걷어냈다.
아직
더 두어도 되기는 하지만
그 자리에는
청갓 씨앗을 뿌려야 하고
조금 남은 이랑엔
딱히 마땅한 것이 없어
무우 씨앗을 뿌려놓았다.
무우는
이미 다른 밭에다
시차를 두고 두 차례 뿌려놓아
꽤 많이 자랐으나
밭을 놀리는 것은
농부에겐 있을 수 없는 일,
무우가 안들어도
무우청이라도
거두면 된다는 생각에서
몇 구덩이 씨앗을 뿌려놓은 것이다.
농부의 마음은
작은 밭뙈기 하나라도
놀리지 않으려는 것이다.
욕심으로 비춰질지는 몰라도
이런 농부의 마음은
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하늘의 뜻을 받드는 농심이다.
그래서 옛부터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이라고 했겠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