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반갑지만 낯설다, 서울이...
2023년 8월 27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열이튿날
서울의 아침은 산골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기온도 높을 뿐더러 공기도,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다 생소하고 자동차 소음도 심하다.
이제는 이런 서울에서 33년 살았던 기억마저
가물가물, 환경의 지배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이
우리네 인간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이제는
서울의 모든 것이 전부 낯설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 이른 아침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에 왔다.
예전 광고회사 동료의 아드님 결혼식 참석을
하러 온 것이다. 코로나 이후 대폭 줄어버린
시외버스 운행 때문에 저녁 6시반에 결혼식이
있어 시간이 애매했다. 기왕에 서울 오는 김에
옛날 함께했던 동료겸 친하게 지내는 아우를
모처럼 만나고 싶었다. 동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분당으로 내려가 간만에 반가운 해후를 했다.
대낮부터 소주잔을 기우려며, 커피를 마시면서
그동안 격조했던 서로의 마음까지 나누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아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이렇게 만나면 너무 반갑고 고마운 아우이다.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이런 만남도 이상하게
자꾸 낯설어 가는 것 같음이라 도시적인 것은
이제 완전히 벗어난 마음이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긴 하루, 온갖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산골에서는 1년을 봐도 못볼 만큼의 자동차와
사람들을 본 것 같다. 결혼식의 혼주 그 동료는
광고계에서는 꽤나 명성이 있었던 사람인지라
하객들이 많았다. 옛 광고회사 동료, 후배들도
많이 만났다. 선배라곤 두어 분 뿐이고 이제는
우리 세대가 선두 세대가 아닌가 싶어 이또한
이번에 서울와서 느낀 낯설음 중에 하나이다.
세월이 그만큼 많이 흘렀음을 실감하게 된다.
또 한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했으니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축복을 해주었고 밝은 미래를
개척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서울에 오면 늘 막둥이 아우와 매제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온다. 영업장과 집을 겸하고 있어서
좋긴 하다. 여기는 연희동 맛집으로 소문이 난
음식점이라서 늘 막둥이네 부부가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부모님이 작고하신 이후
오래전부터 우리 부부에게 너무나 잘하여 때론
미안하기도 하지만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솔직히 말하면 띠동갑의 막둥이 아우와 자기네
집에서도 맏이인 매제는 큰오라비와 큰처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나 과할 정도로 잘한다.
서울에 오면 이따금씩 막둥이네에서 묵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라서 망설이기도 한다.
이또한 예전에 느끼지를 못하였던 서울에서의
낯설음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이곳
연희동 막둥이 아우네에 와서 대접을 잘 받았고
하룻밤을 잘 묵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