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뭐가 그리 바쁜지 원...
2023년 8월 22일 화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초이렛날
오늘은 음력 7월 7일,
전설속의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 다리에서
일년만에 애틋한 만남을 갖는다는 칠석이다.
까치와 까마귀가 날개를 펴서 다리를 놓아
견우와 직녀가 건너가게 한다는 이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고 하는데 그 옛날 선조들
상상력은 참으로 대단했던 것 같다.
어제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하루를 꽉채웠던
것 같다. 학교로, 군청으로, 단위농협이 아닌
농협은행을 찾아 멀리 평창읍내로 가야해서
바빴고 별 일 아닌데 분주하게 움직여야했다.
하긴 한가한 것보다는 바쁜 것이 촌부 성격상
좋긴 하지만... 바삐 움직이느라 시간은 빨리
간 것 같은데 반면 하루는 참 길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마음을 추스린다며 단지를 돌면서
야생화 관찰을 하는 여유로움도 잠시 즐겼다.
급할 수록 차분하게, 바쁠 수록 느긋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다보니 급한 일, 바쁜 일
그 자체도 즐기며 한다고 하면 거짓이라고들
하겠지?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음을 다져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생각과 실천을 해보자고
한 그날 이후로 꽤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마음먹기에 따라 생각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구나 싶다.
어제는 막내처제네에 우리가 기른 채소를 조금
보냈다. 아침에 밭에 나가 이것저것 뜯고 따고
이미 수확해놓은 것을 합쳐 제법 커다란 박스로
한가득 담아서 보냈다. 꽤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365일 일년내내 사과를 먹게 해주는 막내네가
늘 고맙다. 그런데 우리는 해주는 것도 없음이다.
고작 한다는 것이 우리가 기른 푸성귀를 가끔
보내주는 것 뿐이다. 그런데 보낼 준비를 하는
동안 잠시나마 뿌듯함과 흐뭇함을 느끼게 된다.
맏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부모의 자식
사랑하는 마음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집일을 못해
해질녘에 배추모종을 심은 밭에 나가 물주기를
한 것이 이렇다할 일이었다. 모종을 심은 다음
다행히 소나기가 내리기는 했으나 어제 한낮은
3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려서 녀석들이
강한 햇볕에 축 늘어져서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시냇물을 퍼다가 흠뻑 적셔주었다. 아침에 나가
살폈더니 아주 싱싱한 모습이고 제대로 활착이
된 것 같아 이제서야 마음이 놓인다. 저녁무렵에
소나기 소식이 있고 이번주는 비소식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반면 익어가는 고추는
비소식이 달갑지는 않겠지만...
어제 저녁에는 피곤하여 조금 일찍 자야겠구나
마음먹고 있는데 이장 부부가 카페에 왔다면서
전화를 하여 아내와 함께 내려와 차 한잔 하자고
하여 마지못해 내려갔다. 우리 또래의 마을주민
부부와 함께 와서 인사를 겸하여 소개를 하였다.
여기저기 골짜기를 합쳐 한 마을이 되다보니까
서로 얼굴은 알면서도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7년전 인근 골짜기에다 집을 짓고
왔다는데 서로가 통성명이 없었으니 잘 몰랐던
것이다. 커피를 마시면 이야기를 하다보니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몰랐다. 어찌되었거나 또 이웃을
알게 해준 이장 부부가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