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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저녁 초대를 받아서...


2023년 8월 19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초나흗날 


막바지 더위의 기승일까?

오늘도 엄청 더울 모양이다.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접어드니

아직은 더위가 가시지는 않겠지만...


어제는 태기산과 청태산 너머

둔내에 배추모종을 사러 다녀왔다.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 삼아 갔다가

모종을 사고 짜장면 한 그릇 먹고 왔다.

맛있다고 소문이 난 집이라고 하여...


아직 한낮에는 밭일을 하기가 힘들다.

쉬었다가 늦은 오후에 밭으로 나갔다.

양배추, 노각, 끝물 오이를 수확하고

밭정리를 시작하려는데 아내가 나왔다.

혼자 일하기 힘든데 일손을 돕겠다며...


지난봄에 힘들게 세워놓은 오이, 노각

지지대와 그물망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설치하는 것보다 철거가 더 힘이 든다.

사다리까지 동원하여 높은 곳은 촌부가,

아랫쪽은 아내가 묶어놓은 피복밴드를

풀면서 정리를 했다. 구름이 끼고 바람이

살랑거려 일을 시작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것이 아닌가?

"이런~젠장! 날씨가 도와주지를 않네."라고

했더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일하던 아내가

"우와~ 덥다! 살짝 어지럽네!"라고 했다.

"당신 힘든데 어서 그마 들어가게!"라고 해도

함께 빨리 마무리를 짓자면서 고집을 부렸다.

고맙게도 아내가 도와주어 빨리 끝낼 수 있어

다행이기는 했지만 마음이 짠했다.


사실은 배추모종까지 심을 계획이었는데

그물망 정리작업이 끝날무렵 마을 아우가

전화를 하여 저녁에 감자부치기를 먹으러

내려오라고 했다. 그렇잖아도 아내도 힘들고

촌부도 힘들었는데 배추모종을 심는 것은

뒤로 미루기로 하고 둘째네와 함께 내려갔다.

모두들 낭만농부가 꾸며놓은 야생화 정원을

구경하느라 정신없이 왔다갔다를 반복했다.

아우네는 희귀한 야생화가 꽤나 많이 있어

갈때마다 정원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갑자기 저녁 초대를 받은 것인데 메뉴는 아주

간단하다. 감자부치기와 감자옹심이 수제비,

평창 토박이 제수氏의 감자음식 솜씨는 우리

마을에서 맛있게 잘하기로 으뜸이라는 정평이

나있다. 얼마전 청바지클럽 번개모임을 할때

한번 부쳐준다고 하여 은근히 기대를 했었다.

특히 우리 이서방은 오래전에 먹었던 그 맛을

못잊어 두고두고 생각이 났다고 하여 모두들

웃었다. 그렇게 우리 네 집 부부는 웃고 떠들며

여름날의 밤이 깊어가는 것도 모르고 즐겼다.

사는 것 뭐 별것 있겠는가? 이웃끼리 격의없이

우애있게 정을 나누며 오손도손 살아가는 것,

사람 사는 맛, 살아가는 멋이 아니겠는가 싶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고 신나는 만남의 시간을 가졌으니 오늘은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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