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세상에 단 하나뿐인 더덕덩굴 파고라
2023년 8월 12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유월 스무엿샛날
태풍 카눈 뒷끝의 심술인가?
어제도 오락가락하던 비가 오늘 아침에도
내렸다. 앞산 허리를 감돌고 있는 구름이
그런대로 볼만하다. 이른 아침에 이슬비를
맞으며 밭을 둘러보는 것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태풍 때문에 며칠 일을 못했다.
그래도 하던 습관이라 밭은 물론이거니와
단지를 둘러보았다. 지난 봄부터 아주 좋은
식재료였던 부추가 이제는 끝물인 것 같다.
하얀꽃이 빗물을 머금고 앙증맞게 피었다.
2년전이었던가?
장독대 입구에 더덕덩굴이 타고 올라가게끔
기느다란 알미늄 파이프에 가는 나뭇가지를
연결하여 휘어 아치형으로 아무렇게나 만든
것을 본 조카 딸내미가 예쁘다며 좋아했다.
"큰이모부의 아이디어가 정말로 좋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너무 예쁘고 멋진 파고라이네요.
자연스런 더덕덩굴 파고라, 포토존인걸요."
조카 딸내미의 극찬에 힘입어 올해는 조금 더
다르게 보완을 하여 만들어 보았더니 이또한
그럴듯한 파고라가 되었다. 장독대 출입문이
되었다. 양옆에 더덕 몇 그루가 자라 시작을
한 것인데 지난 봄에 몇 뿌리 더 캐다 심었다.
덩굴이 휘감고 올라가는 것도 예쁘고 지금은
초롱같은 꽃이 피고 빠른 것은 어느새 씨방이
맺혔다. 자연스런 야외 인테리어이기도 하고
더덕의 생태, 꽃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 또한
흥미롭다. 꽃이 지기전에 조카 딸내미가 집에
다녀가야 하는데 어느새 방학이 끝나간다.
꽃은 못보고 씨방이 맺혀진 것을 보려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집 더덕덩굴 파고라
보러온다던 귀엽고 예쁜 딸내미가 보고싶다.
이제 점점 자연마트 장바구니가 가벼워진다.
오이는 이미 끝물이라 수확량이 확연히 줄고
그렇게 많이 열리던 호박도 조금씩 줄어든다.
아직은 가지와 노각이 꾸준히 열려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울토마토와 흑찰토마토는
수확량에 비해 먹는 양이 적어 남아도는 것,
나눔도 꽤 하는 편인데 매일 따오다보니 먹는
것도 한계가 있어 남는 것이다. 아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남는 것은 주스기로 갈아놓았다가
수시로 물처럼 마시자고 했다. 생으로 먹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먹게 되는 것이라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