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우리는 삼오회 !!!
2023년 6월 10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사월 스무이튿날
모처럼 서울에서 하루의 아침을 맞이한다.
어젯밤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하였으나
모임이 끝난 그 시각에는 산골집으로 가는
교통편이 끊어져 연희동 막둥이 여동생네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서울의 아침이
영 낯설다. 아무래도 이젠 완전한 촌놈이
되었으니 그럴 법도 한데 어려서부터 거의
30년을 넘게 지냈던 제 2의 고향과 같은
서울이라 조금이라도 정이 남았겠지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은 낭설이 아님을 실감
하는 오늘 서울에서의 아침이다.
우리 '삼오회' 만남은 1976년부터 시작되어
코로나 시절을 제외하고 지금껏 한해도 거른
적이 없다. 모름지기 그 어떤 모임보다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라고 단정지어도 틀린 말이
아니고 이 촌부 혼자만의 생각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삼강오륜(三綱五倫) 덕목 중 하나인
"친구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다"로 해석하는
붕우유신(朋友有信)을 47년이 지난 지금껏
굳세게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친구와 관련된
그 옛말들을 우리들의 관계에 가져다 붙여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잘 맞는 것이라 여겨진다.
관포지교(管鮑之交), 막역지우(莫逆之友),
수어지교(水魚之交), 금란지계(金蘭之契),
간담상조(肝膽相照)와 같은 고사성어를...
우리는 삼오회 !!!
이 문구는 총무님이 알림을 시작할때 늘 쓰는
말이다. 언제 보고, 언제 들어도, 언제나 정겹다.
그 옛날의 빡빡머리 시절부터 우정으로 맺어진
우리들은 이제 70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되었다.
어제와 같은 날에는 이름을 부르고 육두문자를
쓰게 되는 것이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이름을 불러주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여보.당신, 누구 남편, 누구 아빠, 누구 할아버지
또 아직 직책이 있는 사람은 앞에는 직함 뒤에는
님이라고 불리겠지? 결국 우리는 각자의 이름을
잊고사는 것이라고 해야겠지? 그래서 어제 만난
친구들 이름을 하나하나 들먹이며 끝낼까 한다.
"회장 용길, 총무 상직 준비하느라 수고많았네.
성빈, 영남, 영태, 상화, 희권, 도근, 상명, 성무,
현철, 중기, 기홍, 인승, 상용 그리고 촌부 용식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났고 즐겁고 신나는
우리들 만남의 그 시간은 반갑고 소중함이었네.
이번 모임에 부득이 참석을 못한 친구들 이름은
마음속으로 부르며 안부를 전하네. 다음에는 꼭
나오시게 들... 우리 나이에는 건강이 으뜸일세!
다음 하반기 만남 때까지 모두들 건강 하시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