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정전 소동
2023년 6월 2일 금요일
음력 癸卯年 사월 열나흗날
아침부터 소동이 일어났다.
곤달비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는데
아내가 소리높여 불러대는 것이었다.
도대체 무슨일인가 하고 뛰어왔더니
갑자기 전기가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황급히
집안에 있는 두꺼비집(누전차단기함)을
열어봤으나 차단기는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조치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았다.
부랴부랴 한전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조금후에 담당직원이 전화를 했고 상태를
묻더니 전화를 끊지말고 바깥에 설치되어
있는 외부 배전함에 가서 통화를 하잖다.
묻는대로 상태를 말했더니 내부의 문제가
아니고 전기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작업중인 일을 마치고 곧장 오겠다고
했는데 언제쯤 오려나 했었는데 이내 도착,
여기저기 점검을 하더니 외부 전신주 위의
변압기에 퓨즈가 나갔다면서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서 교체하여 전기가 들어왔다.
모든 시설이 전기에 의존을 해야만 하기에
흔하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당황스럽다.
내부조명은 물론이거니와 물공급, 전기렌지,
냉장고, 냉동고, 화장실, 그외 모든 것이 다
전기가 끓기면 All Stop이다. 산골살이에서
이런 경우가 가장 불편하긴 하지만 그나마
요즘은 출동서비스가 원활하여 많이 고맙다.
오늘은 일기의 화두가 갑작스런 정전사태로
변해버렸다. 그래도 어제 있었던 일상은 언급
하는 것이 좋겠지? 내 일상의 기록이니까...
어제는 종일 잡초를 잡는 것에 몰두를 했다.
지난 사나흘간 내린 비에 무성하게 자라버린
잡초들을 잡느라... 명이나물밭, 조선파밭과
부추밭 또한 곤달비, 달래가 자라는 나물밭의
잡초를 잡고 있다. 나물밭을 제외하고 모두
뽑고 캐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명이나물밭에
함께 자라는 더덕, 잔대, 참취, 개미취, 곤드레,
아욱은 그냥 놔두었다. 아마 잡초란 녀석들이
차별한다고 하겠지만 내가 필요한 것은 그냥
놔둘 수밖에 없다. 지들이 뭐라 하든말든...
오늘부터는 나물밭 잡초를 싸그리 캐고 뽑을
생각이다. 아마 녀석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니들 다 죽었어!
어제 저녁무렵 이장 부인이 개업선물을 넣을
박스를 접어 만들어야 하는데 양이 많다며 좀
도와달라고 올라왔다. 산골가족 넷의 힘이면
그까짓 것 아무것도 아니다. 200개를 접어야
하는 것이었지만 얼마 걸리지도 않고 모두 다
접어주었다. 조금후 일 나갔던 이장도 올라와
저녁이나 하러 가자고 하여 조금 먼 대화까지
갔다. 맛집이라고 찾아갔으나 일찍 문을 닫아
꿩 대신 닭이라고 칼국수 잘하는 대화 오일장
골목안에 있는 국수집에서 맛있게 먹고 왔다.
운전을 하지않은 이장과 촌부는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고... 서로 돕고, 서로 나누는 산골의
이웃간 정은 이렇게 무르익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