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망고를 처음 봤다고?
2023년 5월 17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삼월 스무여드렛날
이른 아침 기온 영상 7도,
연일 내리던 서리는 이제 그친 듯한데...
5월 중순에 서리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원?
이놈의 서리 때문에 농사 시작을 못하고 있다.
아직도 안심할 수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서...
일교차가 너무나 심한 요즘의 산골이다.
아침으로는 한 자릿수 기온인데 반해
한낮에는 여름같은 거의 폭염 수준이다.
어제 한낮 정오 무렵엔 영상 27도이더니
오후 3시경에는 무려 29도까지 치솟았다.
날씨의 변화, 기후의 변화는 알 수가 없다.
어느새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는 계절이다.
아침, 저녁은 서늘하여 긴 소매 옷을 입고
한낮으로는 부담스러워 짧은 옷을 입게 된다.
이 산골은 둘 아니 세 계절을 동시에 품고 있나?
아이러니 하지만 한여름같은 강렬한 햇볕은
봄나물을 말리기에는 안성맞춤이기는 한데...
여름같은 봄날에 예쁜 봄꽃이 앙증맞게 피었다.
쪼그리고 앉아야 자세히 살필 수가 있는 꽃이다.
바로 은방울꽃이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참 지었구나 싶다. 꽃 모양새가 정말로
하얀 방울처럼 생겼다. 약간 새콤한 사과향처럼,
레몬향처럼 냄새를 풍긴다. 잎은 깔끔해 보이고
꽃은 아주 청초한 느낌이 들면서 단아해 보인다.
그래서 꽃말을 '순결, 다시 찾은 행복'이라고 한
것일까? 어찌되었거나 이 계절에 이런 야생화를
볼 수가 있음이라 산골살이의 멋과 맛을 느낀다.
어제 저녁무렵 아내가 소리를 지르며 들어왔다.
"여보시오! 내 손에 있는 이게 뭔지 아시우?"
큰소리에 놀라 뭔가하고 2층 서재에서 내다보니
열대과일 망고를 두 개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거 오디서 놨노? 둘째네 가더마느 얻었나?"
"스승의 날이라고 이서방 제자가 보내왔다네."
"아따야! 이서방은 제자들이 있어 선물도 오네!"
"이 나이 먹도록 망고를 처음 봤다고 했더니
이서방이 하나 더 가져가라고 하더라. 고맙지?"
"그러게, 이서방 덕분에 우리가 호사를 누리네."
망고를 생과일로 먹는 건 난생 처음이라고 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마음이 짠하면서 남편이라고
열대과일 망고를 한번도 사준 적이 없음이 너무
미안하기도 했다. 이 산골에서 제부 덕분에 이런
열대과일을 먹을 수 있음이라 얼마나 좋으냐는
아내의 밝게 웃는 모습을 바라보는 촌부 마음은
후회와 더불어 반성을 하였다. 이다음 서울 가면
이것저것 열대과일이나 잔뜩 사다 안겨줘볼까?
아마 그랬다가는 혼쭐은 물론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일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