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꽃피는 봄날, 잔치 분위기의 연속
2023년 5월 16일 화요일
음력 癸卯年 삼월 스무이렛날
오늘쯤이면
아침 기온이 두 자릿수로 올라가고
연일 내리던 서리도 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기대에는 못미치긴 하지만 영상 7도까지
올라간 기온, 서리는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어제는 모종 때문에 마을 어르신을 찾아뵈었고
몇 군데 전화를 했다. 모두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이 아무래도 올해는 날씨를 종잡을 수가 없어
한 일주일 정도 늦게 모종을 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주에 고추를 비롯한 채소 모종을 심은
집들은 갑작스레 이틀 연속 영하로 떨어진 기온,
하얗게 내린 찬서리에 모두 낭패를 봤다고 했다.
특히 고추는 냉해를 입으면 다시 살아나지 않는
것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은데 이곳 기후에 아직
적응을 못하고 한낮 기온이 영상 20도를 넘나든
날이 이어져서 밭에 내다 심었다가 낭패를 보게
된 귀촌, 귀농인들이었나 보다. 우린 오는 20일쯤
날씨 상황을 두루 잘 살핀 다음에 심을 예정이다.
모종을 보듬어 안을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밭이 어째 좀 쓸쓸해 보인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머잖아 싱그러운 모종을 가득 보듬게 해주마!
뒤늦게 온 산골의 봄은 그야말로 단거리 육상선수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빠르다. 우리가 사는 산골의
단지는 이제 너무나 보기좋고 온갖 꽃들이 예쁘게
피어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꽃대궐이라 해야할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모습을 눈에 담는
것이 버거울 정도라고 할까? 아름다움을 보는 것도
버겁다고 하는 촌부의 즐거운 비명, 신나는 아우성,
산골살이의 특혜가 바로 이런 풍광이로구나 싶다.
너무 짧은 계절, 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물씬 풍기는
봄날의 내음과 정취를 실컷 만끽하고 몸과 마음에
차곡차곡 듬뿍 담아 간직을 해야겠다.
어제는 스승의 날이면서 이곳에 함께사는 이서방
생일이었다. 지난 주말 조카 딸내미가 다녀가면서
미리 생일 파티를 했었기에 넷이서 조촐한 식사로
대신했다. 처제가 남편 생일이라며 쇠고기 미역국
끓이고 이서방이 엄청 좋아하는 잡채를 준비했고,
아내는 제부를 위해 잣과 배를 갈아서 만든 소스를
끼얹은 생더덕 샐러드와 감자로 만든 해시브라운을
준비해 생일상을 차렸다. 그러고보면 요리를 너무
맛있게 잘하는 세 자매를 만난 우리 삼 동서는 정말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닐까 싶다. 이서방과 장서방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어제는 아주 기쁜 소식을 하나 접했다. 올해로 벌써
교사 6년次인 조카 딸내미가 스승의 날 기념으로
우수 교원賞을 수상했다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하여 딸내미에게 많이 미안하기도 했다.
교육자이신 할아버지에 이어서 두 분의 고모님들도
교사이고 그 뒤를 이어 조카 딸내미가 교사가 되어
3대가 교육자인 장氏 집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장한 딸내미로 기른 막내 부부에게 축하를 전했다.
딸내미는 우리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곳에서
함께 살았기에 조카이지만 친딸처럼 여기면서 지내
왔고 녀석도 우리에게 친딸 이상으로 정말 잘한다.
그러니 이런 기쁜 소식에 어깨가 으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보니 요즘 좋은 소식, 기쁜 일이 계속
이어져서 꽃잔치와 더불어 연일 잔치 분위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