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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2023년 5월 11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삼월 스무이튿날


어느새 5월도 중순으로 접어든다. 

하지만 변덕스런 날씨는 아직도 아침으로 서리가

하얗게 내리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침으로는

차가운 공기의 한 자릿수 기온인데 반해 한낮으론

영상 20도가 훨씬 넘는 더위로 변해 일교차가 엄청

심하다. 한낮 기온이야 상관없지만 이른 아침 기온,

내리는 찬서리는 농사에 지장을 초래한다. 노지의

밭에 모종을 심을 수 없다. 초봄에 올해는 평년보다

빠를 것이라던 예측은 빗나갔다. 오히려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더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엊그제 한 이틀 영하의 기온에 꽤나 심하게 내렸던

찬서리 때문에 이제 막 나오던 감자새싹이 냉해를

입었다고들 했다. 농작물 뿐만이 아니라 한창 피던

꽃들도, 새순으로 돋아나는 나뭇잎도 냉해를 입어

마치 뜨거운 물에 데쳐놓은 듯하더니 축 늘어져서

떨어지고 말았다. 이렇듯 날씨의 변화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서

늘 신경이 쓰이고 관심이 쏠리게 된다. 산골살이를

시작하면서부터 생긴 버릇이 되었다.


하나둘씩 시나브로 농사준비를 하고 있다.

어젠 촌부 나름의 방법으로 농사도구 하나를 대충

만들었다. 농부님들이 보면 웃겠지 싶다. 그런 것은

상관없다. 내가 편리하고 효율적이면 그만이니까.

밭이랑의 간격을 지금까지는 눈대중으로 가늠하여

대충 멀칭비닐의 구멍을 뚫었다. 기왕이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반듯한 것이 좋지않을까 싶었다.

생각해 낸 것이 재활용 스키폴대를 이용하여 구멍

뚫는 도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한꺼번에 3개의

구멍을 뚫을 수 있게 만들었더니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아내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젠 별희안한 걸 다 만드네? 보잘것없어 보여도

 잘 만든 것 같은데... 수고하셨소!' 라고...


밭이랑에 구멍을 뚫어놓고 밭이랑 자르기를 했다.

멀칭비닐을 씌우고 나서 하는 다음 일이기도 하다.

이또한 많은 농사를 짓는 분들이 보면 웃을 일이다.

밭이랑이 길면 밭에서 일하다가 중간에 나가려면

불편하기도 하고, 고추같은 경우 지지대를 세워서

고추끈으로 고정을 시켜놓지만 장마철 비바람에는

길게 이어져 있으면 지탱을 못하고 쓰러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겨서 충격을 최소화 하려고 밭이랑

자르기를 하고 있다. 남들이 뭐라고 한다 하더라도

경험에서 터득한 나만의 농사법이라고 할까?


아내는 잠시잠깐 단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제법

많이 나물을 뜯었다. 소위 말하는 산나물을 집에서

뜯은 것이다. 오래전 야생화에 심취해 산을 뒤지고

다니던 초창기 시절 몇 종류를 단지에 옮겨심었다.

꽃이 피면 야생화이기도 하지만 요즘같은 초봄에는

산나물이다. 참취, 개미취, 잔대 등인데거의  대부분

번식력이 좋은 것들이라 단지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힘들게 산에 올라가지 않아도 먹고 싶을 때 싱싱한

것을 뜯어 먹을 수도 있고 데치고 말려서 두고두고

묵나물로도 먹을 수가 있으니 좋다. 촌부가 잘한 일

중에 아내와 처제가 뒷산에 안가도 산나물을 뜯을

수 있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처제는 초봄에는

냉이를, 요즘에는 질경이, 쑥을 캐고 뜯느라 단지를

누비고 다닌다. 이 봄날 아무때나 집에서 산나물을

뜯어 먹을 수 있는 건 산골살이의 커다란 혜택이며

특혜를 누리는 것이라고 여겨진다.Picsart_23-05-10_23-21-32-757.jpgPicsart_23-05-10_23-21-22-341.jpgPicsart_23-05-10_23-21-03-450.jpgPicsart_23-05-10_23-20-51-877.jpgPicsart_23-05-10_23-20-36-16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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