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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반가운 친구 부부


2023년 5월 10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삼월 스무하룻날


오늘도 산골의 아침은 여전히 차갑게 시작된다.

기온은 영상 2도에 머무르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붕에는 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았다. 먼산에는

안개까지 끼어 뿌옇다. 산골의 봄은 정말 힘들게

오고있는 모습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희안하고

특이하여 도대체 알 수 없는 현상이라 하는 것이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5월도 초순을 지나고

있는 오늘, 장작을 넣고 난롯불을 지폈다고 하면

다른 고장 사람들은 의아해 하며 믿기지 않을게다.

우리나라가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기후조건으로

보면 큰 차이가 나는 아주 큰 나라인 듯한 착각도

하게 된다. 우리는 이런 특이한 고장에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골에는 분명 봄이 오긴 왔다.

오는 과정이 여느 고장에 비해 좀 어렵게 힘들게

온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서리 내리는 아침이지만 한낮은 무려 영상 20도를

오르내린다. 산골의 모습도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어제 봤던 모습이 아니고 아침에 본 모습은 오후가

지나면 또다른 느낌으로 변한다. 늦게 온 봄이지만

순간순간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다지 신경도 쓰지않았던 곤달비 밭을 지나가다가

촌부가 너무 무심했구나 싶었다. 그새 잎파리가 꽤

많이 자라 한 밭 가득이다. 그 옆에 더부살이를 하듯

잔뜩 자라고 있던 달래는 이미 한 해의 생을 마감한

것 같다. 이미 사라지고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곤달비 밭에는 곤달비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다른

녀석들까지 꼽살이를 하고 있다. 산당귀, 흰민들레,

민들레, 더덕이 군데군데 함께 자란다. 곤달비 밭엔

곤달비만 길러야 하는데 함께 자라는 이 녀석들은

뽑아낼 수가 없다. 모두 우리의 소중한 찬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다른 잡초들은 보이는대로 싸그리

다 뽑아제껴도 이 녀석들은 그냥 놔둔다. 잡초들의

입장에서 보면 편견이 심한 영감탱이라고 하겠지?


아직까지 아침으로 서리가 내리고 있어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할 수가 없어 딱히 바쁜 일은 별로 없다.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대로 두서없이 하고 있는 것,

어제 저녁무렵에는 명이나물 밭을 잔뜩 차지하고

있는 비비추를 뽑아냈다. 생김새가 비슷해 착각을

할 정도이다. 잎파리가 닮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명이나물은 약간 둥근 반면 비비추는 길쭉하면서

잎파리 사이가 직선의 주름이 많다. 촌부야 그냥

봐도 구분을 하지만 섞여서 자라는 것은 구분하는

것이 쉽잖은 것이다. 하나하나 뽑아내다보니 엄청

많다. 비비추는 뿌리번식을 하는 식물이고 번식력

또한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한해만 그냥

두면 주변을 모두 잠식해 버린다. 뽑고 또 뽑아도

감당을 못하는 식물이 비비추가 아닌가 싶다.


명이나물 밭의 비비추를 거의 다 뽑아갈 무렵에

친구가 전화를 했다. 인근 리조트에서 우리집으로

오고 있다고... 이따금씩 평창에 오면 들리곤 하는

고마운 고교동창 친구다.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하여

혹시 술을 마시면 운전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픽업

서비스를 부탁했더니 한우 음식점에서 자동차를

보내주어 수월하고 안전하게 가고올 수가 있었다.

식사후 집으로 와서 둘째네가 운영하는 산속 카페

'날으는 구름섬' 에서 바리스타 이서방이 준비해준

밀크티와 커피를 마시며 회포를 풀었다. 이서방이

이따금씩 연습 연주를 하는 기타를 발견한 친구가

그 즉시 기타 연주를 시작하여 모두가 놀라워했다.

한두번 연주해본 솜씨가 아니다. 본인은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고 독학으로 배웠다는데 연주실력이

대단했다. 친구 부부와 우리 그리고 둘째네 부부와

함께 고즈넉한 산골의 밤, 멋진 내 친구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에 한껏 매료되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친구야! 고맙다.^^

제수씨! 감사합니다.^^Picsart_23-05-10_05-15-34-656.jpgPicsart_23-05-10_05-06-05-073.jpgPicsart_23-05-10_05-00-54-095.jpgPicsart_23-05-10_04-56-49-543.jpgPicsart_23-05-10_04-53-50-62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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