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명이나물 포기나눠 옮겨심기 그리고 모종 나눔
2023년 4월 16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스무엿샛날
어제 잠시 비가 내리더니 오늘 또 비소식이 있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잔뜩 흐리고 사흘째 영상의
기온이다. 영상 3도, 서리도 멈쳤다. 그냥 이대로
봄날이 이어졌으면 좋겠는데... 촌부의 바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제 이른 아침 아내와 잠시 나눈 대화이다.
"오늘은 주말인데 그냥 쉬면 안될까?"
"여보게! 농사꾼이 주말이 어딨노?"
"남들 다 쉬는데 농사꾼이라고 못쉬나?"
"오후에 비온다쿠더라! 그때 쉬모 되것제?"
"하여간 못말린다니... 뭐할건데?"
"명이나물 포기나누기를 하여 옮겨 심을라꼬!"
"하려면 쉬엄쉬엄 하셔! 무리하지말고..."
"오케이~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손수레, 도라지삽, 손괭이를
챙겨 명이나물 밭으로 갔다. 무더기로 자연번식을
한 명이나물의 뭉텅이째 캐고 포기나누기를 하여
전날 일구어 놓은 다른 밭으로 옮겨심기 위해서...
10여년 전에 2~3년생의 모종을 심은 명이나물은
그동안 엄청 많이 번식하여 한 뭉텅이에 15~20여
그루가 뭉쳐져서 아주 풍성하다. 번식을 시키려면
포기나누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도라지삽으로
12뭉텅이를 캐서 손수레에 싣고 미리 정리해놓은
밭에 가서 흙을 대충 털어내고 서너 그루씩 모아서
한 뭉텅이로 하여 심었다. 한 이랑에 서너 그루씩
모은 것을 여섯 뭉텅이씩 12이랑을 심은 것이다.
낱개로 치면 대충 계산해도 220여 그루가 된다.
이렇게 명이나물 밭뙈기 하나를 더 만들어 너무나
뿌듯하다. 옆쪽 밭을 일궈 더 옮겨심으면 한층 더
흐뭇해지겠지 싶다.
어제 심어놓은 밭 옆쪽으로 더 옮겨심을 예정이다.
조금 파고 있는데 마을 아우들이 올라오고 제천의
김교수 부부가 오는 바람에 일을 중단했다. 얼마후
비가 내리기 시작해 더 이상은 일을 할 수 없었다.
마을 아우들과 처제가 구운 피자와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조금 나눈 다음 내려갔다. 김교수 부부가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하여 속사에 전통적인 옛날식
메밀국수를 잘하는 집으로 가서 맛있게 먹고 왔다.
모처럼 나왔으니 수육에다 소주 한잔은 해야하지
않겠냐며 김교수가 소주와 수육을 시켜 이서방은
딱 한 잔, 나머지는 촌부가 다 마셨다. 낮술이지만
안주가 좋고 메밀국수를 잔뜩 먹어 취할 정도까진
아니었다. 운전을 하느라 소주도 못마신 김교수의
배려에 감사했다. 봄비 내리는 날 좋은 사람들과
거나하게 마신 낮술도 그런대로 맛이고 멋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명이나물 모종이 조금 필요하다는
김교수 부부에게 아홉 뭉텅이(약 100그루쯤)를
캐서 선물로 드렸다. 명이나물 모종의 나눔은 처음
인데 꽤나 먼곳으로 분양을 했다. 잘 기르실게다.
오후에 비가 그치기는 했지만 땅이 질어서 더 이상
일은 할 수가 없어 아침에 했던 아내의 말과 낮술을
핑계삼아 아무일도 하지않고 쉬었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니까...
오늘은 세월호 참사 발생 9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의 아픈 기억을 어찌 잊을 수가 잊겠는가?
감춰진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으니 한심하다.
안타깝게 희생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영면을
기원하고 희생자 유족들께 위로를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