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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욕심이 과한 것일까?


2023년 4월 14일 금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스무나흗날


왔다갔다 날씨의 변덕이 심한 산골의 요즘이다.

하늘의 뜻이요, 자연의 이치라서 제까짓 촌부가

이러쿵 저러쿵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마는

산골에 살다보니 날씨 변화에 상당히 민감하다.

어제 이맘때 아침에는 영하 5도, 서리가 내리고

꽤나 춥게 느껴지더니 하루사이에 기온은 영상

4도까지 올라가고 서리는 내리지 않았다. 겨울과

추위가 싫은 촌부에겐 다행스런 일이기는 하다.

이제 그만 봄에게 바톤을 넘기고 사라졌으면 좋긴

하겠지만 산골의 질긴 겨울 끝자락 꼬리가 아직도

머무는 산골이라서 하는 말이다.


이렇게 두 계절이 동시에 공존하는 이 산골에서는

농사가 시작이 되긴 했지만 밭에 모종을 내다심는

본격적인 농사는 아직은 이르다. 아침으로 영하의

기온에 서리가 내리고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올해는 여느해 이맘때에 비해 날씨가 빨리 따뜻해

지기는 해도 생각컨데 이달 말이나 5월 초순쯤이

되어야 하지않을까 싶다. 그래서 촌부는 딱히 급히

해야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빈둥빈둥 허숭세월로

시간까먹기를 한다는 것은 성격상 그 짓은 못한다.


그래서 어제부터 또다시 모닝가든의 나무를 꺼내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고 다용도 창고에 옮겨 쌓고

있다. 이미 외부 장작집은 모두 채웠으나 급하게

할 일이 없으니 시간 떼우기에는 나무작업을 하는

것 만한 일이 없다. 이만큼 재밌고 시간이 잘 가는

일은 거의 없다. 지난번 이서방과 함께 많은 날을

나무를 꺼내기는 했지만 너무 힘이 들어 모닝가든

아랫쪽에 널부러져 있는 나무는 가을에 마저 꺼내

자르자면서 남겨두었다. 간만에 완전무장을 하고

모닝가든에 들어가 나무를 꺼내 윗쪽 주차장으로

나르다보니 힘이 들긴 했다. 비탈진 오르막이라서

그럴만도 하다. 그래도 몇 차례 오르내렸더니 꽤

많이 쌓였다. 다음 작업은 엔진톱으로 장작크기로

토막을 내는 일, 간만에 엔진톱을 잡았더니 감회가

새롭다. 그래도 단련되고 숙달된 실력이라서 이내

장작을 꽤 많이 만들었다. 오후에는 다용도 창고로

옮겨쌓는 일로 마무리했다. 욕심내지않고 무리할

필요없이 조금씩 소일거리 삼아 하기로 다짐했다.

몇 줄 안 쌓인 것 처럼 보이지만 이만큼씩 며칠만

더 꺼내고 자르고 나르고 쌓으면 가득 쌓일 것 같다.

끝내고 중얼거렸다. "욕심이 과한 것일까?"라고...


이서방은 카페 현관 데크 보수를 멋지게 해놓았다.

낡은 데크를 완전 새롭게 변모시켜 오일스텐까지

칠을 해놓아 분위기가 더 살아나고 예쁘고 멋지다.

둘째네가 운영하는 산중 카페 '날으는 구름섬'이다.

이서방은 목공예가라서 나무 다루는 솜씨가 아주

뛰어나면서 인테리어 감각 또한 남다른 것 같다.

지난해 8월말 컴백해 단지를 보수하고 정리하느라

작품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되었으니 제대로 작품활동을 하리라 생각

된다. 그래야 옆에서 쉬운 것부터 목공예를 배워볼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


어제 오후 페친이신 황규관 시인님 산문집이 도착

했다. 얼마전 엄미영 작가님의 소개로 알게 되었던

분이다. 아직 시인님의 문학세계를 알지는 못한다.

아마도 이 책, '강을 버린 세계에서 살아가기'를

읽고나면 대충은 눈치를 치지는 않을까 싶긴 하다.

이 책은 시인께서 2015년에 펴낸 첫 산문집이다.

서문만 읽어봤는데 뭔가 모르게 이끌림이 있었다.

그 시대 사회의 병폐에 대한 문학적인 저항이면서

투쟁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섣불리 이러쿵 저러쿵 하면 누가

될까봐 조심스러워 더 이상은 삼가하기로 한다.

아무튼 산문집 잘 읽겠습니다.^^


어제 오전 아내를 장평에 데려다 주려고 나가는데

옆집과 우리집 갈라지는 진입로 입구에 공사차량

몇 대가 진을 치고 있었다. 비켜주긴 했는데 도대체

무슨 공사일까 했다. 아내를 내려주고 집으로 오니

공사가 한창이라 올라올 수 없었다. 아랫쪽에 차를

두고 걸어올라왔더니 물흐름 방지턱을 만든다고

했다. 일반 도로의 과속방지턱과 같은 것인데 조금

높은 듯하여 조금 낮춰달라고 했다. 아마 옆집에서

이장에게 민원을 넣어달라고 한 것 같다. 장마철과

겨울철에 물이 한꺼번에 급경사 도로를 타고 흘러

그것을 방지하자고 공사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에 마을 곳곳에는 공사가 많다. 신임 이장을 잘

선출한 것 같다. 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려고

열심히 동분서주를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고맙다!Picsart_23-04-14_06-51-22-766.jpgPicsart_23-04-14_06-51-13-672.jpgPicsart_23-04-14_06-51-05-774.jpgPicsart_23-04-14_06-50-28-869.jpgPicsart_23-04-14_06-49-54-93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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