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모교 덕수고 이마트배 고교야구 우승!
2023년 4월 12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스무이튿날
하루 사이 날씨의 변덕이 장난 아니다.
또다시 기온은 영하 3도까지 곤두박질을 하고
멈췄던 된서리가 내려서 지붕을 하얗게 덮었다.
이제 막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피었는데
이 무슨 겨울 끝자락의 심술인지는 모를 일이다.
산골의 아주 특이한 기후가 이렇듯 변덕스럽다.
어제 오전 비소식에 이서방과 함께 비설거지를
겸하여 그동안 이서방이 해체와 철거를 해놓은
방부목 나무를 모두 정리했다. 쓸만한 나무들은
한곳에 옮겨 비를 맞지않게 천막으로 덮어놓고,
썩고 부식된 것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야만 했다.
보기에는 얼마 안될 것만 같았는데 꽤나 많았다.
둘이서 한참을 옮기고 쌓았다. 아직도 해체를 더
해야하고 정리를 해야 하지만 너저분하게 놓여
있던 뜯어낸 나무를 정리하고나니 깔끔해서 좋다.
오전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잠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친구들이 카톡문자를 보내왔다. 그때
까지만 해도 강릉의 산불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이름만 대면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변호사 친구는
"강릉에 큰 산불이 난 모양인데 큰일이네..
용식이네는 연기 영향을 아직 안받겠지? "라고
문자를 보내왔고, 고향 친구인 트롯가수 하동근
엄마는 걱정스럽다며 이렇게 카톡문자를 보냈다.
"그쪽은 괜찮소? 강릉에 불이나서 난리네.
바람땜에 큰일이네야!" 라고...
부랴부랴 TV를 켜고 산불 특보를 보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친구들에게 강릉과는 거리가 멀어
이곳은 괜찮다는 답장을 보내주고 너무나 참혹한
산불 현장을 지켜봤다. 저녁때는 지난번 제천에서
가진 동창회까지 회장을 지냈던 친구가 강원도에
사는 친구가 걱정된다며 강릉 산불 소식에 놀라서
전화를 주었다. 뿐만아니라 도시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아들 녀석도 걱정이 된다면서 늘 조심하라는
당부를 겸해 안부 전화를 주었다. 아들은 당연하다
치더라도 강릉에서 멀지않은 산골에 사는 친구를
걱정하고 염려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촌부는 정말
살맛나는 세상이구나 싶으며, 이런 친구들을 가진
촌부는 행복한 놈이구나 싶어 흐뭇하고 기쁘다.
어제 저녁무렵 고교동창 요산회 카톡방이 난리가
났다. 바로 이마트배 고교야구 결승전이 있었던 것,
엎치락뒤치락을 하다가 결국 9회말 끝내기 안타로
5:4로 우승을 했다. 스포츠 채널 중계를 보면서
친구들과 카톡대화로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가졌다.
고생을 한 후배 선수들과 기록적인 업적을 달성한
정윤진 감독의 수고에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또한
야구경기가 열린 인천까지 응원을 하러 간 재학생
후배들과 동문들의 뜨거운 모교사랑 열의에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중계화면에 현철, 관형 친구를 비롯
동기들이 나와 엄청 반가웠다. 어찌되었거나 고교
야구 명문 덕수고가 우승을 하여 너무너무 반갑다.
덕수를 나온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를 드린다.
그런데 하필이면 강릉고교였을까? 강릉은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은 물론 강릉시민들은 모두가
망연자실하고 있었을 텐데 야구까지 지고 말았으니
하는 말이다. 모교를 응원하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같은 강원도에 사는 사람으로서 마음 한 켠 편하지
않음이다. 모두들 힘내시고 조속한 복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저녁에는 둘째네가 운영하는 카페 '날으는 구름섬'
에서 벽난로에 장작불을 지펴놓고 불멍을 하면서
군고구마와 군밤을 구워 먹으며 너무나 한가롭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엊그제 마을 아우 부부가
올라와 함께 구워먹고 남은 것이 있다며 이서방이
불을 지피고 구워준 것인데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산골살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럴땐 꼭 영주에 있는 막내네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하곤 한다. 머잖아 사과꽃이 피면 내려가서
일도 도와주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