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텃밭농사 시작
2023년 4월 10일 월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스무날
오늘도 여전히 아침은 차갑게 시작된다.
한낮으로는 무려 영상 20도 가까이 올라가지만
이른 아침은 영하 3도, 서리는 그칠 줄을 모르고
하얗게 내려 지붕을 덮었다. 춘래불사춘 날씨는
언제쯤이나 겨울의 긴 꼬리가 사라지려는지?
너무 조바심을 내지말자고, 넌지시 기다려보자고
마음을 다져는 보지만 생각을 하는 그때뿐이다.
어찌되었거나 봄은 이미 우리들 곁에 와서 머문다.
올봄은 아무래도 여느해에 비해 많이 빠른 느낌이
든다. 마을 들녘이 빠르게 변해가는 모습에 우리도
덩달아 바쁘다. 어제는 며칠전에 사다놓은 두 종류
거름을 세 군데의 밭에 뿌려놓았다. 그렇게 넓지는
않은 밭이고 힘든 일은 아니지만 혼자서 하려니 좀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까지는 아내가 옆에서 도와
주곤 했었는데 올해는 나오지말라고 했다. 손목에
통증이 있어 되도록이면 밭일은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 시기가 이르고 바쁜 것도 아니라서 혼자
사부작사부작 해도 괜찮은 일이다. 세 군데의 밭에
거름를 모두 뿌려놓고 나서 올해도 별다른 탈없이
농사가 잘 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밭에 거름을
뿌리는 것으로 촌부네 텃밭농사가 시작된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뭔가 모르게 웬지 느낌이 좋다.
밭일을 마치고 바우골 처남댁에서 가져온 명이나물
포기나누기를 했다. '뭐 이 정도쯤이야, 간단히 끝낼
일이겠지?'라고 했는데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잔뿌리가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있어 모종이 상하지
않게 조심조심 포기를 나눠야만 했다. 그냥 줄기를
붙잡고 나눴으면 몇 그루는 못쓰게 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모두 다 온전하게 포기나누기를 해놓았다.
처음의 생각은 한 뿌리씩 나눌까 했으나 아무래도
2~3뿌리를 모아서 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포기나누기를 해놓았다. 둘째네가 심을 곳 마련을
한다고 했는데 어디에 심을지 모르겠다. 한동안의
공백기간이 있어서 이런 모종심기를 비롯한 농사는
조금 서투른데 의욕이 넘쳐 너무 앞서가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은 된다. 서로의 일에 가능한 간섭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농사 만큼은 오랜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알려주려고 한다. 별 볼 일 없는 것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