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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봄비


2023년 4월 6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열엿샛날, 한식(寒食)


오늘 아침은

그젯밤에 시작하여 어제 하루종일에 이어 밤새

내리던 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듯하다. 아주 가는

이슬비가 내린다. 기온은 영상 5도인데 비가 내려

그런지 꽤나 눅눅한 느낌에다 스산하기까지 하다.

난로에 장작을 가득 채우고 난롯불을 지폈다.

4월 초순의 봄날에 난롯불을 지피는 것이 조금은

어색함이기는 하지만 무슨 상관이겠는가? 6,7월

장마철에도 난롯불을 지피는데... 이내 눅눅함은

사라지고 따스함이 온집안을 감돌아 좋기만 하다.


어제는

모처럼 아무일도 하지않았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면서

하늘이 주는 공식적인 촌부의 쉬는 날이다.

빈둥빈둥, 어슬렁어슬렁, 왔다리갔다리...

쉬는 것인지 마는 것인지 모를 촌부의 행동거지,

쉼이라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이구나 싶다.

그렇다고 일에 미친 일 중독자는 아닌데 말이다.


마음은 안절부절이요, 

생각은 횡설수설이다.

에라~ 모르겠다!

우산을 바쳐들고 비내리는 단지를 걸었다.

가다말고 쪼그리고 앉아 살피기를 여러차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름 아닌 야생초들이다.

불과 하루사이 비를 맞아 그런지 쑥쑥 자랐다.

꽃을 피우고 있는 녀석들도 보여 참 반가웠다.

옛말에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고 하더니만 

봄비의 힘, 봄비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하구나!

생명의 신비로움을 보았고, 

자연의 경이로움과 위대함을 새삼 느꼈다.


봄비가

흙먼지 풀풀 날리던

대지를 촉촉히 적셨다.


봄비가

땅속에 웅크리고 있던

온갖 식물들을 깨웠다.


봄비가

앙상하던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움을 틔웠다.


봄비가

필듯 말듯 망설이던

꽃망울들을 터트렸다.


봄비가

오매불망 봄 기다리던

촌부의 마음도 적셨다.Picsart_23-04-06_07-29-00-272.jpgPicsart_23-04-06_07-17-32-846.jpgPicsart_23-04-06_07-15-42-59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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