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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산골 아낙들의 특별식 


2023년 3월 25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윤달 이월 초나흗날


날씨를 핑계삼아 이틀씩이나 쉬었다.

비가 내린다고 공치는 날이라며 쉬고

날씨가 우중충하여 일하기 싫다고 놀고...

이틀을 허숭세월로 보냈지만 후회는 없다.

딱히 정해놓은 휴일이 없는 산골살이라서

내 마음대로 쉬면 그날이 바로 휴일인 것이다.


아무런 일도 하지않았으나

하루는 금방 지나가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쫓아다녀서 그런 것인가 모르겠네.

할 일 없이 다녀도 여기저기 살피고 다닌다.

어느새 마을 들녘에는 트렉터 소리가 들린다.

봄이 다가와 농사준비가 시작되는 것인가 싶다.


저녁무렵 택배가 왔다며 이서방이 갖고 올라왔다.

'푸른문학 2023년 봄호'가 발간되어 푸른문학의

이은별 대표님께서 정성껏 포장을 하여 보내왔다.

언젠가 한번은 보내주신 책이 택배사의 잘못으로

잘못 배송되어 분실이 되었던 그 이후에는 각별히

신경을 써주신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원고를 쓰지 못하고 있어 죄송스럽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작품활동을 하도록 노력을 해봐야겠다.

편집하여 발간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이틀전에 나무작업 대장정을 마치고 났더니

산골아낙 자매가 맛있는 것 한번 먹자고 하면서

뭐가 먹고 싶냐며 물었다. 돈도 못버는 백수인지라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하며 좋겠다고 했었는데...

그 말이 자매들의 마음에 많이 걸렸던 모양이다.

날씨가 우중충하고 스산하기까지 하여 바깥에서

고기를 굽기가 좀 그렇다면서 더덕구이에 청국장

보글보글 끓여서 있는 반찬에 먹는 것이 좋겠다고

서로 나눠서 마련을 했다. 함께 손질한 더덕으로

아내는 더덕구이를 굽고, 처제는 손수 콩으로 띄운

청국장으로 찌개를 끓여왔다. 이 정도엔 다른 찬이

필요없다. 그래도 어디 밥상을 그렇게 차리겠냐며

묵은지, 파김치, 세발나물 무침, 멸치견과류 볶음을

조금씩 내놓았다. 그런대로 근사한 특별식 밥상이

되었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영양도 좋으니까

일석삼조의 산골 밥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사는 거 뭐 있어? 먹는 것이 으뜸인 것이여!"라고

했더니 아내도, 처제도, 이서방도 웃었다. 촌부의

말이 맞는 것이라는 무언의 긍정 반응인 것이다.Picsart_23-03-25_05-22-15-764.jpgPicsart_23-03-25_05-20-01-851.jpgPicsart_23-03-25_05-14-48-15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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