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개구리가 얼어 죽겠네!
2023년 3월 6일 월요일
음력 癸卯年 이월 열닷새 보름날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했던가?
글쎄... 이 말이 생긴 그 시대에 과연 그랬을까?
그랬든 말았든 굳이 상관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절기가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 드는 절기,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뜻의 경칩(驚蟄)인데
영하 7도의 기온에 서리가 하얗게 지붕을 덮었다.
경칩이라고 개구리가 나왔다가 식겁을 했겠지?
"개구리 얼어 죽겠네!"라고 하면서...
영하의 기온인 이른 아침과는 달리 한낮으로는
햇살이 따스하여 기온은 영상으로 올라가긴 한다.
그만큼 하루의 일교차가 심한 시기가 요즘이구나
싶다. 남녘의 봄소식, 꽃소식은 이 산골에서는 먼
고장의 소식일 뿐이다. 유별나게 겨울이 긴 곳이
바로 우리 고장 평창이고 그 중에서 더 심한 곳이
촌부가 살고있는 봉평 설다목(雪多目) 골짜기인
것이다. 3월인데도 이따금씩 눈이 내리기도 한다.
하긴 어느해는 3~4월은 물론이거니와 5월에도
눈발이 흩날리기도 했으니까... 여긴 5월 중순이
되어야만 본격적인 밭농사가 시작되는 곳이다.
하긴 아직도 지난 겨울에 내려쌓였던 눈이 덜 녹아
곳곳에 겨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대부분
응달이거나 축대밑, 그늘이 지는 곳, 숲속 나무밑,
개울가와 진입로 양쪽에 치워놓은 눈은 아직이다.
다른 고장에서 사는 분들은 의아해 하기도 한다.
우리는 오랜 세월을 이런 광경을 보며 살아왔기에
그러려니 하지만 3월에도 잔설이 남아있는 것이
특이하게 생각하리라 여겨진다. 그만큼 겨울이 긴
고장에 사는 우리들이라 남다른 경험, 체험을 하며
살아왔고 살아간다고 할까? 어찌되었거나 따스한
봄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여느 고장에 사는 분들과
같은 마음이다.
어제는 모처럼 일요일을 휴일 답게 보낸 것 같다.
주말이라고 산골집에 다니러 와서 함께 즐겁게
지낸 조카 딸내미를 데러다 주러 원주에 다녀왔다.
주말에는 여행객들 차량이 영락없이 밀리는 곳이
영동고속도라서 오전에 집을 나섰다. 가까운 거리,
원주지만 일요일은 점심 무렵이 지나면 엄청 밀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라 일찌감치 나섰던
것이다. 이모부들이 고생한다며 시외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했지만 이모부가 둘씩이나 있는데 그냥
대중교통으로 보낼 수는 없었다. 자동차로 가면
40여분이면 가는데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몇 번을
갈아타야만 하고 시간도 곱절 이상은 걸리게 된다.
때마침 아내도 대형마트에서 볼일이 있다고 하여
함께 나갔다. 자동차를 타고 집을 나서면서 부터
시작하여 원주에 도착을 할 때까지 지루할 틈없이
딸내미는 큰이모와 대화를 이어가느라 조잘조잘,
그 모습마저 너무나 이쁘고 좋아보였다. 이런 것이
딸내미 키우는 부모의 보람이고 기쁨이구나 싶었다.
집앞에 내려주고 한참동안 녀석이 안보일 때까지
바라보고 서있었더니 아내도 마음이 짠하더란다.
조카 딸내미 덕분에 모처럼 즐거운 주말을 보냈다.
아무일도 하지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