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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조카 딸내미의 선물


2023년 3월 3일 금요일

음력 癸卯年 이월 열이튿날


아마도

다른 고장 사람들은

산골의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라고 하면 믿지않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날씨는 사실이고 현실이다.

남녘에는 봄기운에 꽃이 피고 있다는데

촌부는 쌩뚱맞게 겨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 추위가

올겨울의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겨울이 긴 산골은 아직 한참 더 있어야만

기다란 추위의 꼬리를 감추게 될 것이다.

서리가 5월 중순까지 내리는 산골이라서...

남녘의 꽃소식에 벌써부터 봄을 기다린다.


요즘 산골산골은

이른 아침과 한낮의 일교차가 엄청 심하다.

아침에 일하러 나갈 때는 두툼한 외투 차림에

완전무장을 하고 나가지만 햇살이 퍼지고 나면

거추장스러워 하나 둘 겉옷을 벗게 된다.


어제 아침나절 

일찌감치 나무작업을 하는 작업장으로 내려갔다.

전날 이서방이 꺼내놓은 통나무를 자를까 하다가

영하의 추위에 도끼질을 하면 몸이 후끈거리게

뎁혀질 것 같아 도끼와 해머를 챙겨서 내려갔다.

거의 일년만에 장작을 쪼개는 도끼질을 해봤다.

오랜만이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워밍업을 하고나서 다시 엔진톱을 들었다.

옆에 있던 이서방이 장작 쪼개는 작업을 하겠다고

하며 도끼를 들었다. 걱정을 했으나 아주 잘한다.

역시 촌부보다는 젊음이라서 힘이 좋긴 한 것 같다.

그렇게 도끼질은 이서방이 하고 엔진톱 작업은

촌부가 하기로 했다. 일을 분담하게 되어 좋았다.


오후에는

아내와 함께 봉평 오일장날이라서 잠시 다녀왔다.

딱히 장을 볼 것이 많진 않아도 생필품 한 가지가

없어도 자동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이고 조금은 불편한것이 산골살이다.

장에 다녀와 다시 나무작업장으로 내려갔더니 

이서방이 그새 장작을 상당히 많이 패놓았다.

이서방이 꺼내놓은 통나무를 거의 다 잘랐으나

지름이 긴 통나무 몇 개는 영 엄두가 나지않았다.

굳게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기로 했다.

어찌어찌, 겨우겨우 통이 큰 나무 세 개를 잘랐다.

다행이고 뿌듯했지만 정말 커다란 통나무 하나가

남아있다. 아무래도 새 톱날로 바꿔 시도해야 할

것 같다. 


어제 오후에

조카 딸내미가 아내에게 선물을 보내왔다.

얼마전 아내 생일에 녀석이 큰이모 생일선물을

뭘로 해야할까 많이 걱정을 하더라고 지난주에

영주에 갔을 때 막내처제가 아내에게 말했단다.

세 자매가 이런저런 이야기끝에 전기렌지 용기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막내에게

검색하여 알려달라고 했더란다. 생일선물과는

전혀 상관없이 말한 것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조카 딸내미가 전기렌지에 사용하는 세라믹 냄비

세트를 사서 선물로 보내온 것이다. 아내는 전혀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딸내미에게 또 부담주게

되었다며 혼자 끌탕을 하는 것이었다. 지난 여름

가스렌지를 전기렌지로 바꿔 좋기는 한데 기존에

사용하던 냄비나 후라이팬을 사용할 수가 없어

몇 가지는 구입을 했으나 다른 몇 종류를 사려고

막내에게 검색하여 추천을 해달라고 한 것인데

그만 딸내미에게 부담을 주게 되는 모양이 되었다.


아내는 미안하기는 하지만 고맙게 잘 쓰겠다고

막내와 딸내미에게 전화를 했단다. 이곳에서 함께

오래 살며 조카지만 친딸 이상으로 정성을 다했던

것을 알아주는 녀석이 너무나 예쁘고 대견스럽고

사랑스럽다면서 아내는 감동, 감격, 감탄을 했다.

오늘은 주말이라 산골집에 다니러 온다고 하여

아내는 딸내미에게 뭘로 맛있는 걸 해먹일까 하며

아침부터 설레이는 눈치가 역력히 엿보인다.


우리 세 집은 자식이라곤 아들 하나, 딸 하나이다.

두 녀석은 둘 다 교육계에서 일을 하는데 지 부모는

물론이고 이모, 이모부에게 참 잘한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자식들을 잘 기른 것이 아닌가 싶어 너무나

흐뭇하고 뿌듯하다.Picsart_23-03-03_09-05-25-503.jpgPicsart_23-03-03_09-03-09-654.jpgPicsart_23-03-03_08-58-56-532.jpgPicsart_23-03-03_08-56-57-049.jpgPicsart_23-03-03_08-54-38-22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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