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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3.1절 아침에...


2023년 3월 1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이월 초열흘날


이른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비소식이 있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난롯재를 버리고 불을 지피고 났더니

그새 예보에는 비소식이 사라져 버렸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고 기온은 0도이다.

워낙 가물어 비가 좀 내렸으면 싶었는데...


오늘은 1919년 우리 민족의 조상님들이 

일본의 강제침략에 의한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면서

조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숭고한 

그 정신을 계승하여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금 되새겨 보는 날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비소식에 태극기를 게양할까 말까 망설였다.

다행히 비소식이 없어져 태극기를 게양하고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혼자 가슴에 손을 얹고

경의를 표하고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도 했다.


요즘은 국경일에 태극기 게양을 하는 집이

예전과는 달리 많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우리집 태극기는 결혼으로 가정을 이루었던

42년전 마련한 것이라서 우리의 결혼 역사와

함께한다. 국기함은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만들었던 것을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집의 소중한 가보라고 할 수 있다.


어제도 나무를 자르는 엔진톱 작업을 계속했다.

지난 가을 둘째네 집옆에 베어놓은 두어 그루

나무를 정리하지 못하여 그냥 널부러져 있어서

늘 마음에 걸렸다. 아침나절 그것부터 정리했다.

그다음은 모닝가든의 나무작업을 오전내내 했다.

잔뜩 쌓아놓은 통나무는 줄어들고 토막을 내놓은

나무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일을 많이 한

것이면서 이서방과 촌부의 뿌듯한 보람도 점점

불어가고 있다는 흔적인 것이다. 나무작업의 끝은

알 수가 없다. 쌓아놓은 나무 뿐만아니라 수많은

나무가 모닝가든 안의 마른 풀섶에 잔뜩 널부러져

있기 때문이라 나무의 양을 눈대중으로도 가늠할

수가 없다. 끝나봐야 끝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아마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5월 초순까지는

나무를 정리하는 작업이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다.


오후에 잠시 봉평에 나가 손수레 바퀴를 하나 사고

엔진톱 연료로 사용할 유압유와 휘발유를 사왔다.

손수레 바퀴 공기압이 자꾸만 빠져나가 이서방이

살펴보니 터져서 실금이 생겼더란다. 나무작업을

하느라 엔진톱 사용을 많이 하다보니 연료가 꽤나

많이 소모된다. 나갔다 왔더니 오랜만에 마을 아우

학열이가 와있었다. 엊그제 영주에서 막내네가 준

사과즙을 이서방이 차에 실어주었다고 했다. 너무

좋아하며 고마워서 어떠냐고 했다. 날씨가 좋아서

뜨거운 커피보다는 시원한 냉커피가 좋을 것 같아

함께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청바지 모임의

천렵 나갈 날을 잡아보자고 하면서...


오후에는 다른 일은 하지않고 마을 아우와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가졌다. 늦은 오후 마을 아우가

내려가고 나서 오늘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블루베리밭, 곤달비밭과 명이나무밭 두 군데에

거름을 뿌려놓고 2월의 마지막날을 마무리했다.

비가 내릴 것이라 하여 핑계김에 쉬려고 했는데

비소식이 사라졌으니 아무래도 나가서 엔진톱을

들고 작업을 해야겠지 싶다. 촌부들의 휴일은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이니까...Picsart_23-03-01_07-51-00-239.jpgPicsart_23-03-01_07-48-30-611.jpgPicsart_23-03-01_07-46-39-826.jpgPicsart_23-03-01_07-44-55-823.jpgPicsart_23-03-01_07-40-45-36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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