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결혼 42주년, 오늘의 의미
2023년 2월 15일 수요일
음력 癸卯年 정월 스무닷샛날
여보,
韓여사!
오늘이 무슨 날인지
그 의미를 되새겨 봅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
강산이 네 번씩이나 변하고도
두 해가 더 지났구려!
새까맣던 우리들의 머리는
지나가는 시간,
세월의 흐름과 함께
히끗히끗 백발이 되어가고 있구려!
그뿐이겠소?
곱디고왔던 당신의 모습은
점점 가는 주름살이 늘어가고 있어
너무나 가슴 저리고 마음 짠하기만 하오.
어느 누군가는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것이라고 합디다만
그 말을 믿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소.
우리는 여느 연인들과는 달리
많이 힘들고 많이 어려운 사랑을 키웠지만
당신은 나를 믿고, 나는 당신을 믿었기에
오늘의 우리는 남부럽지 않은 부부로 살지요.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수많은 아픔과 슬픔이 있었고
험난한 고통과 시련도 많았지만
우리는 사랑의 힘으로 잘 극복하였지요.
그렇지만 안좋은 일보다는
기쁜 일, 즐거운 일, 흐뭇한 일이 더 많았죠.
그 중에 가장 가슴이 벅찼던 것은
우리 사랑의 결실, 아들 녀석 태어남이었지요.
지금 녀석은 결혼을 안한 것 빼고는
우리를 닮아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여
모든 걸 혼자 척척 잘하며 지내고 있으니
대견스럽고 믿음직스런 효자가 아니겠소.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에
마음 한 켠에는 늘 커다란 짐이 있다오.
남들처럼 호강 한번 시켜주지도 못하고
늘 고생만 시키고 있는 것이 못내 죄송하오.
그뿐만이 아니라
어쩌다가 고집불통에 고리타분하고
괴팍한 성격의 경상도 보리문디를 만나
늘 마음 고생을 하게 하니 미안할 따름이오.
나 좋자고, 내 뜻대로 살아아야 한다고
먹고 살만하니 잘 살던 도시를 뒤로하고
이 산골로 들어와 온갖 고생을 시키고 있으니
이또한 당신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 같구려!
앞으로 우리가 함께할 시간,
함께하는 세월이 얼마가 될지는 몰라도
내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당신을 향한 사랑은 변함이 없을 것이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68, 67세의 우리는 적잖은 나이는 아니잖소?
남은 인생 더 즐겁게, 더 기쁘게, 더 사랑하며
서두르지 말고 느릿느릿 여유롭게 살아갑시다.
오늘은 뜻깊은 기념일인데
선물 하나 준비도 못한 주제에
이렇게 말로, 글로 때우려는 못난 남편이지만
당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음을 아시겠지요?
결혼 42주년 기념일,
오늘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각오를 다져봅니다.
사랑합니다.♡♡♡
5년 연애 끝에
42년을 사랑했고
앞으로도 이 세상 다하는 그날까지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당신의 반쪽인 남편 龍植이가...





젊었을 때도 산을 좋아했나보네. 지금 두 분 얼굴이 참으로 푸근하고 맑고 온화한 모습이네. 잘 살아온 것이 역력하구만. 결혼 42주년 축하축하 하네. 앞으로 42년 더 해로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