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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정월 대보름날도 명절인데...


2023년 2월 5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정월 대보름날


예보에 오늘을 기점으로 한파가 물러갈 것이란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발버둥을 치는 듯

영하 16도까지 떨어진 기온이다. 낮으로 가면서

점점 기온이 올라 한낮에는 영상이 될 것이고 내일

부터는 아침 기온이 영하이긴 하지만 한 자릿수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정말로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추워도 너무 추웠다. 추위가 너무 길었다.

정월 대보름날 소원 삼아 "추위야! 물렀거라!"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오늘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정월 대보름날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해와 달을 중시하는 풍습이 있어

모든 명절은 해와 달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아마도

농경시대부터 생긴 것이라서 농사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조상님을 숭배하는 우리만의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한 예로

설날에는 조상님들을 위하여 차례상을 준비하지만

정월 대보름날에는 살아있는 우리를 위하여 모든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것도 농사와

관련있는 음식이고 놀이였다고 한다. 지금껏 이어

오는 것들도 있긴 하지만 많은 풍습들이 멀어지고

사라져 옛날의 그 명절, 정월 대보름은 이제 점점

찾아보기가 어렵다. 많이 아쉬운 현실이다.


우리집 또한 그렇다. 다만 지금껏 이어오고, 이어갈

풍습은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하는 오곡밥,

묵나물을 준비하는 것과 아침에 부럼을 깨무는 것,

복쌈을 싸먹는 것으로 그나마 우리 고유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도시에서 혼자 사는

아들 녀석 몫까지 대신 부럼을 깨물고 복쌈을 싸서

먹는다. 아내의 아들 사랑은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어제 저녁은 아내와 처제가 정성껏 준비한 잡곡밥,

온갖 묵나물로 비빔밥을 쓱쓱 비벼 맛있게 먹었다.

정월 대보름 밥상이 아주 간단하다고 할까? 하지만

묵나물을 준비하는 과정은 말처럼 간단하고 쉽지는

않다. 그래서 정성껏 마련하느라 수고를 한 아내와

처제가 고마운 것이다.


어제는 정월 대보름맞이 마을 잔치가 있어 다녀왔다.

마을 부녀회에서 주민들을 위한 정월 대보름 음식을

장만하여 잔치를 벌인 것이다. 그동안의 어수선하고

떠들썩했던 잡음을 잠재우고 모처럼 화기애애하고

모두가 하나되는 화합의 장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산골마을의 잔치인데 봉평면 일대의 유지라고 하는

이들도 모두 참석을 했다. 면장과 면사무소 직원들,

농협조합장 등... 시골에서나 있을 법한 아주 정겹고

아름다운 사람사는 모습이 아닐까? 뻑적지근 한 상

가득차린 대보름 음식을 맛있게 잘 먹고 부녀회에서

성의껏 준비한 자그마한 선물까지 고맙게 받아왔다.


문득 정월 대보름날이면 더위를 팔던 생각이 난다.

이곳은 더위 걱정은 없는 고장이니까 대신 추위를

팔아야겠다. 그래서 아침에 "더위야! 물렀거라!"

라고 했던 것이다. "저 아랫녘 남쪽 지방 사람들아!

강원도 봉평 산골의 엄청시리 매서운 추위와 잔뜩

쌓여있는 눈(雪) 좀 사가이소!"라고...Picsart_23-02-05_06-27-20-088.jpgPicsart_23-02-05_06-24-14-292.jpgPicsart_23-02-05_06-19-14-97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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