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마운 마음들...
2023년 1월 21일 토요일
음력 壬寅年 섣달 그믐날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오늘, 산골은 한파경보에
수은주가 사정없이 곤두박질하여 영하 22도이다.
귀성객들의 행렬이 시작되었을 텐데 교통체증에다
날씨까지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새벽에 출발했다는
우리 아들은 도로가 막힌다며 예상보다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다면서 전화를 주었다. 엄청시리 추운
날씨에 도로까지 막히는 고생을 마다하고 설 쇠러
산골집에 내려오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우리 좋자고 산골살이를 하여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부모인 우리를 찾아 오가며 고생을 하니까 말이다.
오늘같은 날이면 작고하신 부모님 생각이 난다.
부모님 살아 생전엔 명절이면 서울집에 가곤 했다.
먼길 고생하며 올라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 얼굴을 보여드리는 것이 자식된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씀은
고생스럽게 올 필요가 없다고 하셨지만 속마음은
그 반대였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당시의 부모님
위치에 있다보니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행히 많이 밀리지는 않았다며 아들 녀석이 집에
도착했다. 만나지가 한달이 조금 지났지만 반갑고
고맙다.
어제와 오늘 촌부네에는 선물꾸러미가 잔뜩이다.
서울에서 하룻밤 묵고 산골집으로 출발하려는데
열두살 띠동갑 막둥이 아우가 바리바리 챙겨주어
집에 와서 풀어보니 쇠고기, 과일, 치즈, 장갑에다
돈봉투 2개까지... 아내가 뭘 이렇게 잔뜩 보냈냐며
전화했더니 이제 언니와 오빠가 부모님 맞잡이라며
세뱃돈이니까 봉투를 하나씩 따로 준비했다고...
너무나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지금껏 딱히
챙겨준 것도 없는 오라비와 올케 언니인데 우리를
부모님 처럼 여기며 챙기는 막둥이 아우, 딸이 없는
우리에겐 형제라기보다 마치 딸과 같이 정이 많고
살갑게 느껴져서 우리들 마음은 너무나 흐뭇하고
기뻤으나 부모님 생각이 나서 마음 한켠 짠하기도
했다.
서울에 다니러 간 사이 후배가 명절이라며 선물을
보내왔다고 했다. 고급 주방세제와 상주 곶감이다.
꽤나 오랜 세월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산골살이를
하는 선배를 챙겨주는 후배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선배랍시고 뭐 하나 딱히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는데... 후배의 그 고운 마음을 그냥
받기만 하니 미안할 따름이다.
아들 녀석도 이것저것 선물을 많이 챙겨 집에 왔다.
대부분이 생필품이지만 아비의 건강을 생각하면서
인삼 제품까지... 자주 못보는 것이 늘 안타깝고 또
안스럽지만 이렇게 때가 되면 부모를 찾는 자식이
있음이라서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하다. 그 옛날에
우리 부모님께서도 지금 우리 마음처럼그러셨겠지
싶다. 이제는 우리가 그 위치에 있다보니 새록새록
작고하신 부모님 생각에 이따금씩 울컥하기도 한다.
설 명절을 맞이하여
안전한 귀성길 되시기를 바라며
편안하고 즐거운 설 명절 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