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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신나는 겨울


2023년 1월 14일 토요일

음력 壬寅年 섣달 스무사흗날


어제 아침과는 사뭇 다른 아침을 맞이한 오늘이다.

잔뜩 흐리긴 하지만 기온은 영상 5도까지 올라가고

바람도 없어 좋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지만 우리네

서민들에겐 따스함이 그 무엇보다 좋은 것이니까.

어제는 하루종일 겨울비가 추적거렸고 이른 아침엔

진입로는 물론 모든 길이 얼어붙어 곤욕을 치렀다.

삽으로 대충 얼음을 걷어내고 염화칼슘을 뿌려야만

했다. 요즘같은 겨울은 비보다 차라리 눈이 내리는

것이 더 낫다. 자연현상, 하늘의 뜻을 우리 입맛대로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겠는가? 힘이 들어도 그러려니

하며 순응하는 수밖에...


한파까지 겹친 날씨에 내렸던 눈이 녹지않고 사방에

차곡차곡 쌓여있었는데 어제 하루 내린 비와 따스한

공기에 눈에 띄게 많이 녹았다. 강판 지붕은 햇볕을

잘 받아들여 경사가 꽤 심한 우리집 지붕에서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우당탕탕~ 하며

와르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어제 하루사이

눈이 눈에 띄게 꽤 많이 녹았는데 또다시 오늘부터

시작하여 모레 새벽까지 눈소식이 있다. 이번 눈도

상당히 많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23년째 산골살이

하는 촌부이지만 올겨울 처럼 희안하게 유별나면서

특이한 겨울은 없었다. 제발 적당히 내렸으면 싶다.


어제는 산골 아낙, 자매가 손만두를 잔뜩 빚었다.

아주 맛있다. 세 자매가 함께 살던 예전에는 이맘때

겨울철이면 자주 빚곤 했었다. 처제들이 나가 살던

몇 년 동안은 아내 혼자 조금씩 빚어 먹기는 했었다.

지난 여름 막바지에 인천에서 둘째네가 컴백하면서

우리들 일상도 많이 변화했다. 어제처럼 만두 빚는

것도 그 중의 하나라고 할까? 처제는 만두를 자주,

잘 빚는다. 작고하신 이서방 어머님, 처제 시어머님

으로부터 만두빚는 걸 전수받은 것이다. 어르신께서

빚었던 만두는 이북식 만두라서 큼직했지만 처제는

요즘에 맞게 약간 변형하여 조금 자그많게 빚는다.

너무 맛이 좋아 맛있게 먹긴 했으나 예전처럼 많이

먹지는 못한다. 그땐 그 큰 만두를 엄청 많이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나이가 들면서 양이 줄은 것이겠지?


아마도 이서방은 만두를 맛있게 먹으며 작고하신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났을 것이다. 이 촌부가 만두를

먹으며 어르신의 생각이 났을 정도으니까 말이다.

어찌되었거나 아내와 처제가 빚은 만두가 엄청나다.

냉동을 시켜놓고 두고두고 먹을 것이린며 싱글벙글

하는 아내는 물론 촌부도 즐겁다. 만두는 아내가 더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다. 이 사람은 몇 끼를 만두로

먹는다고 해도 물리지 않고 좋다고 할 정도이니까.

겨우내 만두국은 물론이고 찐만두, 튀김만두로 먹고

떡볶이, 전골에도 맘껏 양껏 넣어 먹게 될 것 같다.

이렇게 만두를 실컷 먹을 수가 있게 되었으니 아주

신나는 산골의 겨울이다.Picsart_23-01-14_07-42-03-664.pngPicsart_23-01-14_07-38-09-955.jpgPicsart_23-01-14_07-36-42-908.jpgPicsart_23-01-14_07-32-38-44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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