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유유자적이로구나!


2023년 1월 3일 화요일

음력 壬寅年 섣달 열이튿날


새해를 맞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냥 그날이 그날이란 느낌이다. 어제부터

또다시 시작된 한파는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한파경보는 여전하고 수은주는 더 떨어져

영하 22도의 혹독한 추위가 산골을 감싸고 있다.

정말 춥다. 그나마 바람이 없어 고맙다.


요즘은 날씨 핑계로 한없이 게을러져서 하루종일

빈둥빈둥이다. 아내는 새해이고 이 혹독한 추위에

무슨 일이냐고 하면서 쉴 때는 그냥 아무 생각말고

푹 쉬라며 촌부의 게으름을 부추긴다. 그래도 무슨

일이든 해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모닝가든 앞쪽에 잔뜩 쌓아둔 통나무 주변의 눈을

치우러 나갔다. 아무래도 이제 슬슬 나무를 잘라서

장작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랬더니 그새

이서방이 봤는지 쫓아나와서 함께 작업장을 만드는

눈치우는 일을 도와주었다. 오후부터 작업을 할까

했는데 아내가 극구 말리는 바람에 겨우 눈치우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아내 덕분에 책을 읽고 낮잠도 자고 유유자적이다.

처제도 그랬다. 요즘은 형부를 단지에서 보는 것이

꽤 드물다면서 예전의 형부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허구허날 단지 곳곳을 발발거리며 돌아다는 것만

봐서 그랬던 것이다. 솔직히 많이 게을러지긴 했다.

책을 읽다가 답답하여 잠시 바깥에 나갔더니 그새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동녘에는 섣달 열하룻날

낮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겨울날 산골의 해는 정말

짧다. 어찌되었거나 하는 일도 없이 하루는 잘간다.


아내가 둘째네에서 오며 싱글벙글이었다. 뭔 좋은

일이 있냐고 하니 요즘같은 스마트폰 시대에 손수

손글씨로 쓴 연하장을 받았다면서 너무 좋아했다.

그것도 국내가 아닌 먼 타국 미국의 알래스카에서

태평양을 건너온 것이라며 더 좋아했다. 요즘에는

극히 보기드문 일이기는 하다. 처제의 친구가 멀리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사는데 지난해 귀국했을 때

우리집에서 식사를 했었는데 그렇게 좋아하더니

그 보답으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내온 연하장이

아내를 감동시켜 미소짓게 했다. 고맙고 감사하다.


어제 점심 무렵에 아내가 "점심은 간단히 뜨끈한

온메밀국수 먹읍시다!"라고 했다. "오늘처럼 추운

날에는 뜨끈한 온메밀국수 좋지, 좋아!"라고 했다.

아내는 지난 봄날 아카시아꽃을 튀겨 냉동보관을

해두었던 꽃튀김을 고명으로 얹어 내놓았다. 아주

근사한 요리집 요리 같았다. 산골살이 호사겠지?

저녁에는 처제가 "저녁으로 청국장에 시래기밥을

했으니 드시러 오세요!"라고 했다. 그러마 하면서

소주 한병을 들고 갔다. 새해도 되었으니 이서방과

한잔 할 생각에서... 처제의 시래기밥과 청국장은

별미이고 산골에서 즐기는 일품요리였다. 맛있게

잘 먹었다. 하는 일도 없이 게으름만 피우는 요즘

촌부의 일상인데 먹는 것을 잘 챙겨주는 자매들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이 글을 보는 이들은 또

팔불출이라 할 텐데... 어찌되었거나 하루를 돌아

보니 촌부 일상은 유유자적(悠悠自適)이로구나!Picsart_23-01-03_07-07-55-590.jpgPicsart_23-01-03_07-06-53-440.jpgPicsart_23-01-03_07-06-43-390.jpgPicsart_23-01-03_07-06-22-528.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3479 촌부의 단상-설날, 다들 복 많이 받으시기를... file 2023.01.22
3478 촌부의 단상-고마운 마음들... file 2023.01.21
3477 촌부의 단상-총동창회 신년교례회 참석을 하고... file 2023.01.20
3476 촌부의 단상-이런저런 흐뭇함에... file 2023.01.19
3475 촌부의 단상-함께하는 산골살이 file 2023.01.18
3474 촌부의 단상-알 수 없는 것이 인연인 듯... 1 file 2023.01.17
3473 촌부의 단상-폭설, 그 이후... file 2023.01.16
3472 촌부의 단상-대설경보에 많은 눈이 내리는 날에... file 2023.01.15
3471 촌부의 단상-신나는 겨울 file 2023.01.14
3470 촌부의 단상-겨울비 내려 얼어붙은 날에... file 2023.01.13
3469 촌부의 단상-오인태 시인의 '밥상머리 인문학'을 읽고... file 2023.01.12
3468 촌부의 단상-분주하게 움직이는 아내 덕분에... file 2023.01.11
3467 촌부의 단상-마을을 아끼는 고마운 분들... file 2023.01.10
3466 촌부의 단상-食福이 터졌더래요! file 2023.01.09
3465 촌부의 단상-제설작업 file 2023.01.08
3464 촌부의 단상-하늘의 선물이 너무 過하지만... file 2023.01.07
3463 촌부의 단상-새해초부터 食福이 터졌나베! file 2023.01.06
3462 촌부의 단상-문화산책, 커피畵를 만나다! file 2023.01.05
3461 촌부의 단상-마음 닦는 공부를 좀 해보자! file 2023.01.04
» 촌부의 단상-유유자적이로구나! file 2023.01.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