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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일손이 안잡히네.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음력 壬寅年 시월 스무엿샛날


이른 아침은 영하 2.5도의 기온에 여전히 차갑다.

어제보다 기온이 높지만 서리는  더 하얗게 많이

내려앉은 것 같다. 하긴 11월도 중순을 지나가고

있고 모레면 하순으로 접어들어 겨울이 시작되고

있음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니겠는가 싶다. 그나마 바람이 잠잠하여 몸으로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다지 낮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정도의 추위는 예전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평상시 기온이고 추위다. 우리가 이곳에 내려왔을

당시인 22년 전엔 10월이면 눈이 쌓이고 기온은

영하 10도를 오르내리곤 했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분명한 것 같기는 하다. 아직 첫눈도 내리지않은

것을 보면 말이다. 우리네 서민들이야 겨울철에는

따뜻한 것이 가장 좋긴하다. 


아내가 앓아 누워서 그런지 촌부도 맥아리가 없다.

그만큼 지금껏 아내에게 의존하며 지냈던 일상이

아니었나 싶다. 먹어도 먹는 것인지 맛도 모르겠고

쉬어도 마음이 편치않아 안절부절이다. 올라가서

손이라도 잡아주면서 이마라도 만져보면 좋으련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이라서 답답하고 안타깝고 속이

상한다. 2층에 올라가 방문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대화가 전부다. 대화라기 보다는 고작 한다는 말이

"좀 어떻노? 뭐 필요한 거 없나?, 밥 뭐 묵을래?, 

 좀 묵었나?, 사과 깎아줄까?, 차는 뭘로 할래?..."

이 몇 마디 뿐이다. 그래도 함께 있을땐 이런저런

대화를 제법 나누곤 했는데 아내가 아프니까 입이

근질근질하고 너무 답답하고 정말로 갑갑하다.


뭐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아내 병수발을 한답시고

나름 집안을 서성거리다보니 하루해가 금방 저무는

것 같다. 딱히 제대로 내세울 것도 없는데 말이다.

집에만 있으려니 하도 답답하고 갑갑하여 밖으로

나가 단지를 한바퀴 둘러보았다. 아침, 저녁과 달리

한낮은 햇볕이 좋고 마치 늦가을 느낌마저 들었다.

바베큐장에 걸어둔 시래기는 제대로 잘 마르고 있는

것 같다. 오는 연말쯤이면 걷어서 아우들과 나누고

나머지는 보관을 해야겠다. 겨우내 좋은 식재료가

되는 것이라서 나름 신경을 쓰며 말리고 있다.


아랫쪽 모닝가든에는 지난 3월 낙엽송을 간벌하고

나서 땔감용으로 쓸 나무가 상당히 생겼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간벌업자에게 포크레인으로 주차장

쪽으로 쌓아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대충대충 해놓고

그냥 가버려 우리가 꺼집어내는 작업을 해야한다.

자기 이득만 챙기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 아쉽다.

온갖 잡풀이 가득한 하절기에는 할 수가 없어 풀이

사그라지는 이맘때 하려고 했다. 내려가 살펴보니

엄청나다. 그렇지만 서두르지는 않은 생각이라서

시나브로 시간이 되는 대로 해보려고 한다. 올겨울

땔감은 이미 다 해놓았으니 촌부는 여유만만이다.


우리는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슬픔과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온식구가 몹쓸 바이러스

때문에 시련을 겪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상생활이

엉망진창, 뒤죽박죽, 우왕좌왕 갈피를 못잡고 있다.

그다지 급한 일은 없지만 일을 하려고 해도 일손이

잡히지를 않는다. 어서빨리 이 고통과 고난의 시기,

겪지않아도 될 시련의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아내 아침 준비를 해야하는데 뭘 해줄까?Picsart_22-11-19_06-48-23-585.pngPicsart_22-11-18_16-22-38-715.jpgPicsart_22-11-18_16-16-16-602.jpgPicsart_22-11-18_16-08-06-77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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