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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가을비 내리는 날, 땅콩 갈무리를...


2026년 10월 19일 월요일

음력 丙午年 구월 초아흐렛날


비가 그치고 바람도 잠잠해진 아침이다

아침 기온도 어제와 같은 10도에 머문다.

예보에 이번주 첫 영하로 떨어질 거란다.

이제 짧은 계절 가을도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일까? 좋은 계절이요, 좋아하는 계절이

이렇게 맥없이 자취를 감추게 되려나보다.

가을걷이를 마무리하고 겨울채비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여건이 여의치않아 마음이

먼저 앞서는 것 같다. 어찌어찌 되겠지만...


촌부의 단상은 이런 생각으로 쓰고있다. 

'글이 풍경이 되고, 풍경이 글이 되는...'

한적한 평창 봉평 설다목 산골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살아가며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실천하는 소소한 일상,

자연의 변화, 자연의 이치, 자연의 아름다움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고 사진으로 담아내려는

촌부의 실천적인 의지이며 나름의 각오이다. 

자칭 농부로 살아가는 촌부의 산골 풍경 속에

담긴 산골살이 이야기라고나 할까?


가을비 우산속에 촌부의 흐뭇한 미소가...

어제 오후 꽤나 거센 바람과 함께 가을비가

제법 내렸다. 당초 예보에는 70mm 가까이

내릴 것이라고 했으나 26mm가 내렸단다.

대부분의 농부님들은 가을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비라고들 하지만 밭농사에 채소

위주의 농사를 짓는 촌부네는 가을비 마저도

절실했다. 가을 가뭄이 들어 물부족을 해결할

비가 좀 내리기를 간절하게 바랬기 때문이다.

비바람이 꽤 거셌지만 우산을 바쳐들고 밭에

나가 우두커니 서서 비를 맞고 싱싱해진 듯한

가을채소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수확한 피땅콩 갈무리는 즐거워...

잔뜩 흐린 하늘, 바람이 쌩쌩 불던 어제 오전,

아내가 가을햇볕에 잘 말려둔 피땅콩 갈무리

하자고 했다. 어렵거나 힘든 것도 아닌 일이다.

맨손으로 땅콩 껍질을 꼬옥 쥐고 비틀어 속에

든 땅콩을 꺼내는 작업이다. 도구를 이용해도

되지만 번거로워 그냥 두 손의 엄지와 검지로

피땅콩을 비틀어 껍질을 깨고 그 속에서 땅콩

알맹이를 꺼내는 작업을 갈무리라고 하겠지만

또 한번의 작업을 마쳐야 우리가 먹는 땅콩이

되는 것이다. 차를 덖어내듯이 볶아내야한다.

그래야 비린 맛은 날리고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한다. 사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지은

땅콩농사라서 모든 과정이 서툴지만 여기저기

자료를 통해 배우고 익혀 그대로 따라 해본다.

어쨌거나 아내와 함께 종일 껍질을 제거하는

땅콩 갈무리 작업을 했더니 양손 엄지와 검지가

얼얼하다. 세 소쿠리 중 두 소쿠리 껍질을 깠다.

3kg쯤 될 듯하다. 한 소쿠리를 마저 까면 우리

먹을 양은 충분할 것 같다. 해마다 땅콩을 사다

먹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싱글벙글

하는 아내 모습에서 농사의 보람을 느낀다.


어제 저녁무렵 도시에 사는 아들 녀석이 전화를

했다. 부천 화재사고로 인해 희생된 故 김진석

소방관이 우리 아들 친구라고 했다. 그렇잖아도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냐며 걱정하고 안타까워

했는데 의안이 벙벙했다. 어린 딸아이 손편지에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아들 친구라니... 이렇게

화재사고로 소방관들이 다치거나 희생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 남의 일같지가 않다. 우리 집안에

두 조카가 형제 소방관이라서 늘 걱정스럽다.

화재사고로 희생된 故 김진석 소방관의 숭고한

헌신과 고귀한 희생을 두고두고 잊지말아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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