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눈부신 가을 햇살
2026년 10월 15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구월 초닷샛날
요즘은...
아침에는 춥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겨울이 스멀스멀 다가오는 느낌이다.
낮에는 햇살 눈부시고 단풍이 예쁘다.
가을이 오래오래 더 머무르길 바란다.
저녁에는 해가 지고나면 쌀쌀함이다.
하루에도 두 계절 공존하는 산골이다.
날씨변화는 이미 예상하고 각오했지만
피부로 느끼고 마음에 닿는 보이지않는
감각은 웬지 부담스럽고 걱정이 앞선다.
해를 거듭할수록 추위에 민감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 나이듦이라 그런걸까?
아침 5시 20분, 동이 트지않아 컴컴하다.
스마트폰으로 날씨부터 챙겨본다. 0.7도,
우리집 온도계는 훨씬 낮다. 빙점인 0도에
근접한 0.2도다.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은
지붕을 보자마자 밭으로 쫓아갔다. 추위에
가장 약한 고추는 물론 가을채소도 괜찮다.
아직은 된서리는 아닌 듯하다. 그런데 호박,
고구마는 잎이 시들어간다. 때가 된 것일까?
언제 추위가 몰려올지 모른다. 예고도 없고
예측도 못하는 것이 산골의 날씨인 것이다.
고추도 정리하고 호박도 마무리하고 고구마
순도 마저 따놓고 어서 고구마도 캐야겠다.
날씨가 차가워져 촌부 마음이 자꾸 바빠진다.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와 난롯불을 지폈다.
이내 훈훈하게 뎁혀지는 것이라 너무 좋다.
어느덧 시월도 절반이 후딱 지나간다.
개천절 연휴, 노인의 날 기념 특별 휴무,
한글날 연휴까지 무려 9일간을 쉬었다.
2박 3일의 여행을 너무 무리하게 강행을
했었나 싶다. 태백, 정동진, 감포, 경주를
거쳐 합천 해인사까지 두루 살핀 여정은
정말 좋았고 즐거웠고 신나는 여행이었다.
그랬는데 여행을 통해 얻은 좋은 활력소를
일상에 써먹지도 못하고 그만 고뿔에 걸려
연휴 닷새를 허무하게 고스란히 빼앗겼다.
희한하게도 일을 나가는 날이 가까워지자
호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복 많은 사람은
고뿔도 들었다가 시간맞춰 나가는 것인가?
어찌저찌 하다보니 시월도 보름이 지났다.
시월 들어 일은 겨우 사흘을 했을 뿐인데...
억지로 쉬는 것도 아닌데 아무려면 어떤가?
주어진 범위 안에서 쉴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고 좋은 것 아니겠는가?
어제는 아침부터 가을햇살이 정말 좋았다.
이른 아침 출근길 눈부신 햇살을 마주하며
달렸다. 느낌이 참 좋았다. 식물원에서 일을
시작하기전 숲속 오솔길 산책을 하던 그때도
나뭇가지 사이로 비춰진 햇살이 얼굴에 닿아
미소짓게 했다. 오전에도, 오후에도 햇살은
촌부 마음을 어루만지며 따스함을 보내왔다.
곱고 따스한 가을햇살이 오래 함께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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