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자연마트 장보는 재미와 보람
2022년 7월 10일 일요일
음력 壬寅年 유월 열이튿날
잠시 여기저기 오가며 움직였을 뿐인데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등짝에도 땀이 흐르는 느낌이 든다.
잔뜩 흐린 날씨인데 아침부터 후덥지근한 것을 보니
오늘도 한낮에는 꽤나 더울 모양이다. 올해는 유난히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러다보니 하고자 하는
일의 진척이 더디다. 먹고 살자고 죽자살자 기를 쓰고
해아할 일은 아니지만 눈에 띄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은 못참는 지랄같은 성격탓에 그렇겠지 싶다.
밭가에 모종판으로 한판 72그루를 일렬로 심어놓은
옥수수가 잘 자라고 있다. 드디어 옥수수 개꼬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알기로 개꼬리는 옥수수 수꽃이다.
개꼬리 모양을 닮은 이 수꽃이 피어 아랫쪽 암꽃에
꽃가루가 닿으면 수정이 되어 한 그루에 한두 개의
옥수수가 달린다고 한다. 멧돼지와 고라니 때문에
그동안 옥수수는 심지않았는데 지난해부터 조금씩
심어보고 있다. 그물망을 쳐놓아 괜찮은 것 같아서
올해는 우리식구들 먹을 만큼은 자급자족을 해볼까
싶어 모종 한판을 사다가 밭가에 심어본 것이다.
머잖아 암꽃이 옥수수를 품게 되고 수염이 나와서
마를 즈음엔 수확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무 크기에 비해 생산량이 저조한 것이
옥수수 농사 아닌가 싶다. 2m 넘는 크기의 큰 키에
겨우 한두 개의 옥수수가 열려 달리게 되니 말이다.
요즘은 자연마트(텃밭)에서 장보기를 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채소들 수확 시기라서 텃밭농사의
보람을 느낀다고나 할까? 이미 상추는 지난 6월에
수확을 시작하여 여러군데 많은 사람들과 나눔을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우리 산골식구들도 우리집
상추는 그 어떤 상추보다도 너무나 맛이 좋다면서
칭찬이 자자하다. 주말을 맞아 지난 금요일 다니러
온 둘째네와 조카 딸내미는 상추쌈에 푹 빠져있다.
자연마트에서 장보기를 하는 촌부는 시도때도없이
장바구니를 들고 밭을 누비게 된다. 상추와 쑥갓을
뜯고 들깻잎, 풋고추, 가지, 오이, 방울토마토까지
수확하는 채소의 종류도 다양하다. 오늘 아침에는
아주 알맞게 핀 브로콜리를 제법 많이 수확했다.
오늘 영주에서 막내네 부부가 올라와 합류한다기에
조금씩 나눌까 싶어 날짜를 맞춰서 수확한 것이다.
이렇게 산골부부네 자연마트에서는 아주 신선하고
싱싱한 채소들이 가득이다. 이 무더운 여름날 특히
장마철이라서 채소값이 장난 아닌 이 시기에 우린
그런 걱정을 하지않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모른다.
아내와 단둘이서 지내는 이 산골집에 이번 주말은
식구들이 와서 북적이고 떠들썩한 분위기라서 너무
좋다. 오늘 막내네까지 합류하면 더 들뜬 분위기가
될 것 같다. 늘 아쉬운 것은 병원에 계시는 엄마가
너무나 마음에 걸리고 일하느라 바빠서 가족모임에
참석 못하는 아들 녀석 또한 많이 아쉬운 마음이다.
녀석은 매달 10일이면 지엄마에게 용돈을 보낸다.
이번 달은 주말이 겹쳐 지난 금요일 보내왔었고
매주 토요일 초저녁이면 안부 전화를 준다. 고맙다.
어제 저녁 식구들과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나가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다. 다가오는 7월 말경이나 조금
시간이 날 것 같다며 아쉽지만 이모부 은퇴를 축하
하러 한번 찾아가 식사 자리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또 산골집에 다녀가겠노라고 했다. 조카 딸내미도
그렇지만 아들 녀석 또한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나
잘 하기에 우리 세 집 모두 다 사랑으로 기른 조카
딸내미와 아들 녀석의 효심에 늘 고마워 하고 있다.
자식 자랑을 하면 팔불출이라고들 하는데 자랑을
안 할 수가 없는 녀석들이라 마음에 담아두는 것은
물론 촌부의 기록에도 남겨두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