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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엄마 면회를 하고...


2022년 7월 5일 화요일

음력 壬寅年 유월 초이렛날


아침 안개가 자욱하더니 

7월 초순의 한낮 폭염은 장난이 아니었다.

산골집을 출발한 오전에는 27도였는데

불과 40여분 거리에 불과한 원주는 전혀 달랐다.

정오무렵에 벌써 34도, 한낮에는 37도까지...

찌는 것이 아니고 삶는다는 표현이 맞을 듯했다.


거의 2주일만에 

엄마 면회를 하기 위해 원주에 다녀왔다.

2년 3개월 계시던 요양원에서 병원으로 옮긴지도

어느새 두 달이 다 되었다. 요양원에 계시던 때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면회를 거의 하지못했으나

병원으로 옮긴 이후로는 일주일에 한두번 가족들

면회가 허용된다. 자가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하여

음성이 나와야 면회를 하게 되는 것은 필수이다.

병원 의사 선생님께서 조금이나마 상태가 좋을때

가족들이 자주 찾아뵙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면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면회는 

조카 딸내미가 함께하고 싶다고 하여 데리러 갔다.

근무하는 학교 교문앞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우리를 보고 뛰어오는 녀석을 보면서

반갑기도 하면서 외할머니 면회를 위해 조퇴까지

하고 오는 그 마음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몰랐다.

엄마의 상태가 많이 호전돼 병실을 옮겼다고 했다.

우리는 너무나 기뻤다. 아직까지는 자식들을 모두

알아보시고 어눌하시지만 말씀도 하시고 웃으시고

힘은 없으시지만 손도 꼬옥 잡으신다. 어젠 우리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외손녀와 맏사위는 알아보시고

"윤영이, 큰이서방"이라고 하시더니 정작 당신의

맏딸인 아내에게는 "장서방"이라고 하시다가 다시

쳐다보시더니 "숙자"라고 정정을 하시는 것이었다.

모자를 쓰고 있어 그러셨는지 아니면 막내 사위가

보고싶어 그러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세 사위 중에

가장 살갑게 굴던 사람이 막내 사위였기에 그러지

않으셨을까 싶기도 했다. 


면회를 하는 내내

손녀 딸내미 손을 꼬옥 잡고 계셨다. 녀석은 엄마가

길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에도 할머니를

얼마나 잘 따르고 좋아했는지 모른다. 엄마도 또한

마찬가지로 많이 예뻐하셨다. 하나뿐인 손녀라서...

녀석은 조금이나마 할머니를 위한답시고 연신 말을

시키며 웃게 하려고 하는 그 모습을 지겨보는 촌부

마음은 대견스럽고 기쁘고 좋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움과 안스러움에 슬픔이 몰려와 혼자 속으로

울컥했다. 이 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큰 고통이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뿐만아니라 얼마전 의사 선생님께서 했던 그 말씀,

"이제 다시 요양원으로는 못가십니다."라는 그 말이

자꾸만 떠올라서 많이 호전되신 모습이 기쁘면서도

슬펐던 것이다. 아마 그래서 '웃프다'라고 하는 말이

생긴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지금 이대로라도 좋으니 우리곁에

오래오래 더 계셨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조카 딸내미가

멀리 있어 자주 오지못하는 처제들과 영상통화를

시켜드리려고 했다. 체제는 연결이 안되어 못하고

지엄마인 막내처제만 연결되어 얼굴을 보여드렸다.

누구냐고 했더니 알아보셨다. 그렇게 짧은 시간을

함께하고 누워 계신 할머니를 두고 나오기가 못내

아쉬운듯 잡은 손을 놓지못하는 조카 딸내미, 면회

가면 나올때는 엄마 이마에 뽀뽀를 해주는 아내의

슬픈 모습을 보는 촌부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조카 딸내미를 집에

데려다주고 산골집으로 향했다. 배려심이 남다른

조카 딸내미가 큰이모부 운전하려면 힘들거라고

시원한 냉커피와 달달하고 고소한 흑임자 케익을

사주어 너무 고마웠다. 딸이 이래서 좋구나 싶다.


산골집으로 오는 길,

갑작스레 강풍이 몰아치며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밭작물들이 걱정스러웠다. 40여분 오는 내내 거센

비는 가랑비로 이어지다가 이슬비로 변해 내리더니

산골집에 도착할 무렵에는 그쳤다. 흥건하게 젖어

있는 땅바닥을 보니 이곳을 먼저 거쳐 간 것 같았다.

집에 오자마자 밭에 나가봤더니 걱정했던 고추는

쓰러진 것이 없었다. 전날 고추끈 두줄묶기를 하여

다행이구나 싶었다. 마디 호박이 쓰러져 있는 것 외

다른 피해는 없다. 호박 덩굴이 쓰러지고 날릴 만큼

비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것 같다. 언제 그랬냐는 듯

붉게 물든 석양의 노을이 너무나 멋지게 보였다.Picsart_22-07-05_01-45-12-711.jpgPicsart_22-07-05_01-43-24-847.jpgPicsart_22-07-05_01-39-43-311.jpgPicsart_22-07-05_01-32-20-264.jpgPicsart_22-07-05_01-24-16-44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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