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120mm 장맛비 듬뿍, 가뭄 해갈
2022년 6월 24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스무엿샛날
어제 점심무렵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일단 멈췄다.
극심한 가뭄끝에 내리는 단비라며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너무나 거세지는 장맛비는
가뭄 걱정에 이어 밤새 비피해를 걱정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이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단지를 한바퀴 둘러보았다. 다행히 비피해는 없다.
이번에 내린 비는 장맛비라서 그런지 아주 다양한
형태로 내렸다. 가랑비로 시작하여 이따금씩 소강
상태를 유지하다가 갑작스레 거센 비바람을 몰아
치는가 하면 한밤에는 몇 시간 동안을 폭우성 비가
겁이 날 정도 너무 거세게 쏟아졌다. 어제 오후부터
자정까지 60mm 내렸다는데 자정부터 새벽까지
짧은 시간안에 내린 강수량이 60mm라고 한다.
시간상으로 16시간 가까이 120mm가 내렸으나
새벽 다섯 시간 동안은 시간당 10mm를 쏟아부은
양이라서 단시간에 더 많이 내린 것이다.
집옆을 흐르는 시냇물은 거대한 폭포수로 변하여
콸콸콸 큰 소리를 내며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가뭄으로 메말라가던 시냇물이 하루 사이 완전히
모습이 바뀌어 버렸다. 하늘의 뜻이요, 자연의 이치,
자연의 변화, 자연의 힘은 대단함을 너머 경이로운
것임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장맛비 내린 날 아침의
느낌이다. 그나마 비피해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긴 가뭄에 목말라하던 산천초목,
밭작물은 빗물을 잔뜩 머금어 생기가 도는 것 같다.
바라보는 촌부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가뭄은 완전 해갈되어 끝이라는 안도의 한숨까지
내몰아 쉬었고, 근 한달 가까이 물주기를 했던 힘든
일도 당분간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너무 좋다.
밭 가운데, 밭가에 놓아둔 호스에게 중얼거렸다.
그동안 수고 많이 했노라고 이제 푹 쉬어도 된다고...
어제는 이른 아침부터 아내와 함께 고추밭에 나가
고추끈 고정하는 작업을 서둘러 했다. 거센 장맛비
내린다는 예보에 부랴부랴 서두른 것이다. 얼마전
첫 번째 고추끈을 묶어두긴 했으나 지지대에 묶어
두고 모종 사이사이에는 고정을 하지않고 그냥 놔
두어 아무래도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면 쓰러질 것
같아 피복 잎힌 고무밴드로 고정을 시켰다. 아침에
나가보니 쓰러지거나 자빠진 녀석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묶어주어 고맙다는 듯이 빗물 잔뜩 뒤집어
쓰고 고개 숙이고 있는 모습이 인사를 하는 것 같다.
비내리기전에 잡초를 뽑아준 옥수수도 마찬가지...
상추가 비를 맞고 엄청 많이 자라버렸다. 아무래도
그냥 두면 잎이 짓무르게 될 것 같다. 애써 물주기를
하며 기른 것인데 빨리 뜯어 나눔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 형제들이나 친구, 지인들은 모두 다
멀리 살고있으니 나눔을 할 수 없어 아쉽다. 택배로
보낼 수도 없다. 이내 시들어 버리기 때문에 싱싱한
우리 상추를 맛보일 수가 없음이 너무 아쉬운 것...
어제 첫 수확을 하여 기뻐했던 오이는 오늘 꽤 많이
자란 것이 보인다. 또 몇 개는 수확해야 할 것 같다.
아침나절에 나가 따야겠다. 어제 수확한 것은 아내
나름의 방식으로 오이지를 담가놓았단다. 이렇게
시나브로 계속 추가하면 나중에는 일년내내 먹을
양이 되고 나눔까지 할 만큼 만들어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