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오이 첫 수확!
2022년 6월 23일 목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스무닷샛날
이제
6월은 하순을 향해 달음박질이고
계절은 초여름이 아닌 한여름날과 같다.
산천초목이 모두 다 짙은 녹색으로 변해간다.
긴 가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참 용하다.
사람들의 편의에 의해 심은 밭작물들은 목마름에
무척이나 힘들어 하는데 말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
자연의 이치는 오묘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아마도
오늘 일기예보는 빗나가지 않을 모양이다.
이른 아침 햇살이 따가워 또 어긋나는가 했다.
이내 햇살을 먹구름이 덮어버리고 말았다.
예보가 빗나가지 않고 비가 내릴 것 같으니
정말 다행이다. 근 한달 가까이 가뭄에 물주기를
하느라 진땀을 흘렸는데 이제 좀 편해지려나?
오늘, 내일 이틀간 내린다고 하니 흠뻑 내려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촌부의 마음이고 바람이다.
드디어
오늘 오이 첫 수확을 했다. 아주 알맞은 큼지막한
것 18개를 따서 아내에게 갖다주었더니 놀랬다.
지금껏 첫 수확을 이렇게 많이 해보긴 처음이라며...
올해는 일반오이 18그루, 토종 조선오이 5그루,
노각 3그루를 심었는데 조선오이와 노각은 아직
열리지 않고 백오이만 꽃이 피고 꽤 많이 열리고
있다. 이 정도의 추세라면 생으로 먹고 남는 것을
아내 나름의 방식으로 담그는 오이지도 꽤나 많이
담글 수가 있을 것 같다며 싱글벙글하는 아내를
보는 촌부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상추, 열무,
얼가리 배추에 이어 오이까지 수확을 하게 되어
텃밭농사 짓는 보람을 찾고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어제와 오늘
이른 아침 시원할 때 블루베리와 더덕이 자라는
밭의 잡초뽑기를 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부랴부랴 마무리를 했다.
아무래도 비를 맞으면 더 무성하게 자랄 것은
분명한 사실인지라 고생을 덜 하려면 미리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자그마한 이 밭은 원래 더덕 씨앗을 뿌려놓았던
밭인데 블루베리를 심을 곳이 마땅찮아 그 밭에
심어놓았더니 지금은 더덕밭인지 블루베리밭인지
구별이 안된다. 그냥 함께 더불어 자라면 되겠지?
다만 더덕덩굴이 블루베리 가지를 감고 올라가는
것은 철저히 막아주기는 한다. 생각해봐서 가을에
더덕은 모두 캐낼까 싶기도 하다.
요즘
한낮으로는 더위가 극심하여 바깥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급할 것도 없으니 굳이 뙤약볕에서 일을
해야하는 모험은 않는 것이다. 그래도 이따금씩
집안에 있기가 답답하고 좀이 쑤시면 밀집모자를
쓰고 단지 곳곳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보곤 한다.
무슨 꽃이 피었고 어떤 꽃이 졌는지 꽃들을 살피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야생화를 비롯한 꽃에 꽤나
관심이 많아 일을 하지않는 틈틈이 시간만 나며
이렇게 기웃거리며 꽃을 살펴보는 버릇이 있다.
머잖아 곧 7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꽃을 좋아하는 감성이 살아있는 것이 다행스럽고
나름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싱그럽구만. 더위 먹지 않도록 조심하시우.. 그런데 왜 오이는 저렇게 구부러져서 자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