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예초기 작업후 영화관람
2022년 6월 10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열이튿날
정말이지 날씨예보가 왜 이럴까?
요근래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날이 전혀 없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물주기를 하지않았는데
비는 내리지 않았다. 모기 눈물만큼 내리는 것도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 것인가? 한두번이 아니다.
하늘의 뜻을 그 어찌 기상청 사람들이 100% 다
알아맞출 수 있을까마는 아무리 그래도 과학적인
첨단기상관측 시스템으로 이렇게까지 어긋나고
빗나가는 예보를 하여 혼선을 초래하고 농부님들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큰일이다.
이 극심한 가뭄이 언제까지 가려는지 원...
참으로 신기한 것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 농작물이
목말라해도 이놈의 잡초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얼마나 무성하게 잘 자라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괜시리 짜증이 나고 부화가 치민다. 그렇게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가뭄에 속상하고 빗나가는
날씨예보 화풀이 상대로 무성한 잡초들을 택했다.
모처럼 예초기를 짊어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으나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머무르고 햇볕을 가리고 있어 예초기
작업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올들어 처음인
예초기 작업, 가뭄을 이기고 있다고 뽐내며 촌부를
조롱하고 비웃던 잡초란 녀석들을 모조리 깎아서
없애버리겠다며 단지내 온사방을 누비고 다녔다.
시작을 할때는 다니는 길의 부근만 하려고 했으나
작업을 하다보니 욕심이랄까, 오기라고 할까? 조금
더, 쬐끔만 더 하다보니 아우들네 집부근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해버렸다. 말끔하고 깔끔하여 좋다.
가뭄에 지친 마음, 이렇게라도 하니 치유된 느낌이
든다. 머잖아 또 짊어져야 하겠지만...
밭가에는 그물망을 빙둘러 쳐놓아 야생동물이 침범
하는 것을 사전에 미리 예방조치를 해놓아 괜찮다.
그런데 길냥이 녀석들이 수영장으로 올라가 난간을
타고 그물망을 뛰어넘어 밭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녀석들은 다른 동물들처럼 농작물에
해코지를 하지는 않지만 그물망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 수영장의 출입문 두 군데를
그물망으로 막아 봉쇄를 해버렸다. 그 사이 아내는
밭모퉁이로 길냥이들이 드나들 것 같다면서 바베큐
그릴용 철망을 재활용하여 혼자 보강을 해놓았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점심식사를 마쳐도 내린다던 비는 내리지 않았다.
아내가 "내리지도 않는 비를 기다리지 말고 장평에
나가 평창 시네마에서 영화나 한 편 보고 옵시다."
라고 했다. "그럴까? 뭐 좀 신나는 영화 들어왔나?"
했더니 "쥬라기월드, 전에 봤던 후속편인가 몰라?"
"가세! 당장 스마트폰으로 예매를 해봐야겠네!"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이미 예매된 좌석은 두 좌석,
우리 둘을 합치면 네 명이 보는 것인가 싶었다. 상영
시간은 오후 1시 50분, 시간이 조금 촉박했다. 후딱
씻고 대충 챙겨 극장으로 갔으나 10분이나 남았다.
평창 시네마, 소극장이지만 참 좋은 문화공간이다.
도시의 개봉관 못지않다. 오히려 복잡하지도 않아
더 아늑하고 편하게 영화관람을 할 수 있어 더 좋다.
영화관람료 또한 착하다. 조금 올라 1인 6,000원,
거기에 65세 이상은 경로우대 1,000원 할인이다.
도시의 개봉관 한 사람 관람료로 우린 둘이 볼 수가
있다. 그런데 뭐가 바쁘다고 자주 가지는 못한다.
그래도 이런 산골에 도시의 개봉관과 동시개봉하는
영화를 볼 수가 있다는 그 자체로 흐뭇했다.
오는 길에 잠시 멘토이신 어르신댁에 들려서 왔다.
영화보는 도중에 전화를 주셨는데 갓을 조금 뽑아
놓았으니 가져가라고 하셨다. 생각해서 주시려는
것인데 거절할 수는 없다. 아내와 함께 가서 한참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아니 이야기를
듣고 왔다. 얼마나 말씀을 나누고 싶어셨으면 평소
우리 부부를 좋아하시기도 했었지만 우리와 상관도
없는 이야기까지 하시면서 이런저런 마을 돌아가는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으셨다. 팔순이 훨씬 지난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드리는 것도 좋은 일이구나
싶었다. 21년 늘 한결같이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들,
산골살이 멘토이시니까...
어르신댁에서 주신 한 부대의 갓과 양상추, 감자를
고맙다며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올라와 밭에 나가
방아다리 고추를 따는 동안에 아내는 저녁밥상을
차렸다. 결국에 비는 내리지는 않았지만 우중충한
날씨, 서늘하고 스산하기까지 하여 날씨에 걸맞게
얼큰한 부대찌개와 감자를 갈아 감자전을 부쳤다고
했다. 거기에 밭에서 갓 따온 풋고추를 더하니 완전
산골밥상이지만 아주 맛깔나는 우리만의 저녁밥상,
한 상이 차려졌다. 둘이서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먹었다. 궂은
날씨라서 소맥을 말지않고 소주 반병 찌끄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