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6월의 산골은...
2022년 6월 8일 수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초열흘날
6월임에도 불구하고
산골의 이른 아침 기온은 한 자릿수 영상 7도이다.
상쾌하긴 해도 서늘함에 반팔옷이 좀 부담스럽다.
하루의 일교차가 꽤 심한 요즘이라서 아침, 저녁과
한낮에 입는 옷이 다르다. 하루에도 두 종류의 옷을
입는 곳은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남들이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뭐 그다지 신경을
쓰거나 의식할 것까지는 없는 것이라서 귀찮아도
내가 편하면 되는 것이겠지 싶어 갈아입곤 한다.
6월도 어느새
초순을 지나가고 있다. 망종(芒種)이 엊그제였다.
말 뜻 그대로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파종하거나
거두는 것을 의미한다. 보리농사를 많이 짓던 예전
촌부의 어릴적 이 무렵엔 보리베기를 하는 시기였고
벼농사를 시작하는 모내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이야 고장마다 기후변화가 다르고 그 옛날처럼
보리농사를 짓는 농가가 드물어 예전같은 보리베기
하는 모습은 보기가 어렵다. 촌부가 사는 이곳에는
논이 거의 없을 뿐더러 보리농사와 벼농사를 짓는
집이 없다. 그래서 보리베기나 모내기를 하는 것을
볼 수가 없다. 대부분 밭농사라서 그렇기도 하고...
6월을
흔히 푸르름이 짙어가는 신록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변은 연두연두했었는데
그새 초록초록하는 계절로 접어들었다. 이제부터는
초여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싱그러움을 넘어 녹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알맞은
것이겠지 싶다. 우리 단지 색깔도 초록으로 물들고
있다. 중앙통로의 벚나무도, 큰 정원의 느티나무도,
밭가의 자작나무도, 집옆의 팥배나무도, 저만치에
보이는 은사시나무와 참나무도, 수영장 아랫쪽의
단풍나무와 산뽕나무도 모두 초록초록 뽐내고 있다.
사람에 비유하면 저렇게 초록초록하는 것은 젊음을
과시하는 청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보는
것만으로도 열정이 샘솟는 느낌이고 젊은 기분이다.
6월 초순이 지나면서
밭에 모종을 내다심은지 길게는 20일, 짧게는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밭작물들이 꽤 많이 자란 것 같다.
산골부부의 텃밭농사 주종목인 고추를 심은 큰밭엔
무럭무럭 자라 방아다리 고추가 열리고, 그 옆쪽의
자투리밭에는 씨앗을 뿌린 열무와 얼가리 배추가
떡잎 사이에 본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온갖 채소를
조금씩 고루고루 심어놓은 작은밭에는 오이, 노각,
가지, 토마토, 브로콜리, 파프리카, 콜라비, 옥수수,
세 종류의 고추(청양, 아삭이, 꽈리)가 많이 자랐다.
또한 구절초밭 옆을 삽으로 조금 뒤집어 만들놓은
꼬맹이밭에는 세 종류의 상추가 머잖아 뜯어먹을
만큼 쑥쑥 자랐고, 양배추와 아스파라거스도 아주
많이 자랐다. 가뭄 내내 물주기를 게을리 하지않은
큰 보람이라고 할까? 엊그제 가뭄끝에 내린 단비의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어제 늦은 오후에는
둘째네 데크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이곳으로 왔던
이듬해 이서방과 장서방의 첫 작품인데 긴 세월이
흐른 것도 원인이긴 하지만 초기 작품이라 제대로
시공을 못한 시행착오 때문에 철거후 새로 설치를
하려고 한다. 머잖아 인천으로 나가 살던 둘째네가
산골집으로 다시 돌아올 계획이라 데크부터 새로
만들겠다고 한다. 이서방 혼자서 철거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함께 도왔다. 나머지는
시간을 내서 다시 내려와 할테니 형님은 다른일도
많은데 손대지말고 그냥 놔두란다. 촌부가 할 수도
있지만 본인들의 집일은 알아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러마 했다. 와서 하면 도와주긴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