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영주에서 힐링 좀 하고 가려고...
2022년 6월 4일 토요일
음력 壬寅年 오월 초엿샛날
오늘은
영주 막내네 사과농원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른 아침인데 농원의 부부는 벌써 일을 나가고
없다. 산책 삼아서 농원을 둘러보았다. 강아지가
졸졸졸 따라오더니 낯선 객을 안내라도 하듯이
껑충껑충 앞서나가 뛰어가면서 재롱을 피운다.
지난날
강원도 봉평 산골에서 함께 산골살이를 하다가
몇 해 전 이곳 영주에 내려와 사과농원을 시작한
막내네, 걱정도 많이 했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역시 젊은 부부 생각이 뭐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
사과농사라고 알고 있는데...
사과농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그동안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부단한 노력으로
오늘의 이 터전을 일구고 만들어 놓은 막내네가
대단하구나 싶다. 이런 막내네를 보면 무슨 일을
하든간에 배움이란 중요하고 노력을 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아는 것이 없어
뭔가 도와주고는 싶은데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산책을 하다보니 밭가에 칡넝쿨이 엄청나게 많이
밭으로 침범하는 것이 보였다. 밭으로 들어오면
안되는 것이라서 장갑을 끼고 모두 바깥쪽으로
치웠다. 얼마나 많은지 한참동안 치웠더니 그새
땀이 삐질삐질 이마에 맺히는 것이었다. 별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걷다보니 벌써 인동꽃이 피어있었다.
강원도 봉평 산골은 이제 잎이 나오고 있는데...
그뿐만이 아니다. 저만치 숲속에 빨갛게 익어있는
산딸기도 보인다. 이따가 들어가 따와야겠다.
조카 딸내미도, 처제도, 아내도 좋아하니까...
어제 아침나절,
동생보러 가려는 아내는 마치 딸내미 집에 가려고
채비하는 친정엄마의 모습과도 같았다. 이것저것,
바리바리 챙기느라 말을 시켜도 못들은 척했다.
잘 익은 고추장을 병에 담고, 갖가지의 장아찌와
고추부각도 따로따로 싸고, 곱창김을 석쇠로 구워
먹기좋게 잘라 싸고, 미숫가루도 조금 싸놓았다.
그사이에 촌부는 밭에 나가 곤달비와 참취잎을
조금 땄다. 예전 함께 살던 때 막내네가 곤달비를
좋아했던 기억이 난 것이다.
점심식사후 오후,
원주에 들려 일찍 퇴근한 조카 딸내미를 픽업해
영주에 왔다. 오는 길이 한 시간이 반이 걸리지만
조카 딸내미가 어찌나 수다를 떠는지 지루한 줄도
모르고 한 달음에 달려 내려왔다. 딸내미 기르는
사람들의 마음, 그 기분을 실컷 느꼈다. 한 이틀은
영주에서 힐링 좀 하고 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