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가뭄이 너무 심하지만...
2022년 5월 24일 화요일
음력 壬寅年 사월 스무나흗날
민들레는
홀씨 맺어
머리를 풀려고 하고
연두연두하던 나뭇잎은
어느새 파릇파릇한
녹음으로 짙어가네!
큰밭가
자투리 밭뙈기를
그냥 비워 둘 수는 없었다.
괭이로 대충 일구고
열무와 얼갈이 배추 씨앗을 뿌리고
잘 발아하라고 물을 흠뻑 적셔주었다.
이글거리는 5월의 태양이
마치 한여름날을 비웃듯이 작렬한다.
봄가뭄이 들었다.
지나가는 뭉게구름이
비가 되어 한바탕 쏟아져 주면 좋으련만
그저 비를 기다리는 촌부의 바람일 뿐이다.
올봄에는
농사 시작부터 가뭄이 들어 만만찮다.
바짝바짝 마음속 깊숙히 타들어가는 농심,
하늘을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우리가 알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이거늘...
목말라하는 여린 모종들이 안타깝고 안스러워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밭에 물주기를 한다.
내일은 비가 내려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밭작물에게 한참동안 물을 듬뿍 주었고
꽃밭에도, 블루베리 밭에도 흠뻑 젹셔주고
아랫쪽에 내려가 버섯목에도 물을 주고
카페안 모종에 물을 주려고 들어가는데
길냥이 모녀가 졸졸 따라다니며 야옹거렸다.
배고프다고 먹이를 달라고 조르는 소리다.
바빠 죽겠는데 이 녀석들까지 지랄이다.
못들은 척하고 돌아섰는데
결국 저녁 산책길에 아내가 먹이를 주었다.
이젠 길냥이가 아니고 집고양이가 되어간다.
아내가 고맙다.
더운데 간단히 먹자던 점심은
떡갈비 잘게 다져 유부초밥을 만들었단다.
정성이 듬뿍인데 무슨 간단히 라고 할까?
이 정도라면 그저 고마울 따름인데...
아내가 감사하다.
힘들게 물주기 하느라 고생했는데
반찬이 없고 변변찮아 미안하단다.
시원하고 구수한 사골우거지국에
남들은 큰맘 먹어야 먹을 수가 있는 것을
우린 언제나 캐서 먹을 수 있는 더덕구이,
이런 밥상이면 그 누구라도 오감타 할 텐데...
아내의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좋은 안주에
시원하게 소맥 한잔을 말아 마셨더니
쌓였던 피로가 눈녹듯 사르르 풀려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