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 부부의 봄날은...
2022년 5월 20일 금요일
음력 壬寅年 사월 스무날
아침 산책을 하다가
표고버섯목을 살폈더니
버섯이 나올 듯 말 듯이다.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어
거꾸로 뒤집어 놓고 두들겨 패고
물을 듬뿍 퍼다가 흠뻑 젖을 만큼 주었다.
뭔가 문제가 있는 걸까? 나올 때가 되었는데...
요즘은 봄볕이 너무 좋다.
햇볕이 좋긴 하지만 봄가뭄이 심하다.
너무 가물어 비를 좀 내려주면 좋겠는데...
이런 날은 나물을 뜯어 말리면 좋겠구나 싶어
아내와 함께 단지에서 곤드레와 참취를 뜯었다.
묵나물을 만들어 놓으면 연중 먹을 수 있어 좋다.
이제 드디어
아침 기온이 두 자릿수이다.
전날 심은 모종이 걱정되었으나 다행이다.
나머지 모종들도 심어도 되겠구나 싶었다.
상추도 심고, 호박도 심고, 꽃모종도 심었다.
모종삽을 들고 꽃모종을 심던 아내가 그랬다.
모종을 심는 것은 기다리는 마음을 심는 거라고...
그런 마음으로 봉숭아, 분꽃, 풍접초를 심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백일홍과 메리골드는 모종이
아직 덜 자라 며칠 더 기다렸다가 심어야겠다.
오늘은 큰밭에 고추모종을 심어볼까?
8판에 576주인데...
뭐 그다지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산골 부부의 하루는 짧다.
전날 심은 작은밭에 호스로 물을 주고났더니
이내 땅거미가 내려앉아 하루 해가 저물었다.
아내가 차려놓은 저녁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주로 한잔 하기에 딱 좋은 반찬들이다.
돼지고기 당면찌개, 잣을 올린 떡갈비, 시금치,
어묵볶음, 김치, 짠지물김치가 입맛을 돋구고
밥맛을 부추기고 술맛을 부른다.
좋다, 마냥 좋다.
사는 거 뭐 별거냐?
이 정도면 오감타 아인가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