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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슬슬 시작해볼까?

 

2022년 4월 4일 월요일 

음력 壬寅年 삼월 초나흗날

 

요즘은 일교차가 상당히 심한 날이 연일 이어진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그런 하루가 되지않을까 싶다.

아침 기온 영하 5도, 지붕 위에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 아직도 덜 녹은 시냇물의 얼음, 4월 초순에도

난롯불을 지펴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습...

언제쯤 되어야 촌부의 일기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사라지게 될까? 겨울 끝자락의 짖궂은 심술이라고

해야할까, 아님 겨울의 끈질긴 힘자랑에 발걸음을

주춤거리는 봄이라고 할까? 이럴땐 아침은 겨울이,

한낮엔 봄이 승자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학자들이 말하는 우리 인간들이 생활하기에 가장

이상적이고 가장 적합한 해발이 700m라고 한다.

바로 우리 고장 평창이 그런 곳이라고 한다. 전체

면적의 65% 가량이 해발 고도 700m 이상 되고

숲의 면적이 더 많은 고원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주로 이 지점은 고기압과 저기압이 서로 교차하는

곳으로 우리 인간은 물론 동물이나 식물이 기압의

영향을 덜 받으며 살아가기에 가장 이상적인 그런

지대라고 한다. 이것은 학자들이 말하는 이론적인

학설이다. 실제 이런 곳에 사는 촌부같은 사람들은

다른 계절은 더없이 좋은 곳임을 실감하지만 반면

겨울이란 계절은 다른 고장에 비해 훨씬 더 길고,

춥고, 눈까지 많아서 혹독한 댓가를 치르면서 산다. 

거의 반년에 가까운 겨울이 이어지는 기후조건을

가진 곳인데 평균 해발이 700m라고 하여 살기에

이상적이라는 것이 가끔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허나 그냥 허투루 말하는 이론은 전혀 아닐테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은 곳에 산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야겠지 싶다. Happy 700 평창에서...

 

그건 그렇고,

어깨도 많이 좋아진 것 같으니 슬슬 시작해볼까?

아직은 어깨에 무리가 가는 힘든 일을 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쉬운 일부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걷기운동을 하면서 아내가 냉이가 나왔는지 많이

궁금하다고 하여 윗쪽 산기슭 양지바른 넓은 밭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우리밭은 아니지만 이곳에는

냉이가 서식하는 곳이라서 해마다 조금씩 캐오곤

하는 곳인데 헛탕을 치고 말았다. 더덕을 심었던

밭인데 지난 가을 수확을 해가고 빈 밭이라 혹시

남은 더덕이 있을까 싶어 도라지삽을 가지고 가서

땅을 파봤더니 제법 큼지막한 더덕이 남아있었다.

한두번 먹을 만큼 몇 뿌리 캐왔다. 이런 걸 우리는

이삭줍기라고 말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냉이 대신 더덕을 캐왔으니 닭 대신 꿩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일다운 일은 아니지만 회양목이 줄지어서 서있는

모터울 주변의 낙엽을 긁어내고 더덕씨앗을 뿌려

볼까 싶어 갈고리로 정리를 했다. 해놓고 보니까

군데군데 씨앗이 떨어져서 저절로 자라난 회양목

어린 묘목들이 보였다. 그냥 두면 예초기로 풀을

깎을 때 틀림없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서 하나하나

손으로 뽑았다. 양이 제법 되어 어디에 심어볼까

망설이다가 시냇가쪽  데크 옆쪽에 심으면 제대로

울타리 역할을 할 것 같았다. 잡초들이 자라는 것도

방지하게 되고 조금 자라면 동그랗게 손질을 하여

예쁘게 해주면 더없는 좋은 조경수가 될 것 같다.

아주 먼 옛날 17세기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라고 했는데 나는 사과나무 대신 회양목

어린 묘목을 몇 그루 심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들아! 죽을 운명을 이렇게 살려놓았으니

 무럭무럭 자라거라!"라고...Picsart_22-04-04_08-35-21-57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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