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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잖아!

 

2022년 1월 8일 토요일 

음력 辛丑年 섣달 초엿샛날

 

벌써 며칠째인지 모르는 밭가 절개지 간벌작업을

하고 있다. 완전 초보 벌목꾼이라서 한꺼번에 많은

나무를 베어내지 못해 시나브로 한 그루씩 많으면

두어 그루씩 손질까지 해 가면서 하다보니 세월아,

네월아 하세월이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할 수가

있는 것으로 만족한다. 아마 이 정도의 작업속도로

하다보면 거의 한달은 족히 걸리지 싶다. 완전초보

벌목꾼이라서 어쩔 수가 없는 것이라고 여긴다.

 

어제는 엔진톱을 비롯한 도구를 챙겨 나가면서 큰

마음을 먹었다. 며칠동안 나무베기를 하여 욕심이

생긴 것이다. 전날보다 큰 아카시아나무와 그 옆의

잣나무 두세 그루를 목표로 삼았다. 걷기운동 하던

아내가 밑둥이 제법 커다란 나무를 어떻게 베려고

하느냐며 고생하지말고 하루 인부를 사서 하자고

했다. 지금껏 시나브로 베어내는 모습이 어설프게

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생산성이 없는 이 작업에

돈까지 들이고 싶지는 않다. 위험한 작업이긴 해도

조심을 하면서 조금씩 혼자 해보려는 계획을 세워

느긋하게 하고 있는지라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인부를 사? 돈이 쎘나? 조심하면서 하니까

걱정 말게! 산골살이 22년인데 이 정도 해야제!"

 

그렇게 말하면서 의기양양 엔진톱을 아카시아나무

밑둥에 들이대고 심각틈을 내어 과감하게 뒷쪽에

서서히 톱날을 들이댔다. 이내 쫘악~하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원하는 쪽으로 나무가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쓰러진 나무 크기가 상당하다. 얼마나 큰

나무인지 밭을 가로질러 자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 이 정도 나무도 내가 혼자

베어낼 수 있구나! 그래도 조심하자!"라며 웃었다.

한참 뒤에 아내가 오더니 "이걸 당신이 했다구?"

라며 놀라운 눈치였다. "암, 내가 했지 누가 하노?"

라며 우쭐댔더니 "오늘은 이것만 정리하고 그만!"

이라며 웃고 있었다. "아냐! 잣나무 두어 그루도

자를 생각이야!"라고 했더니 "제발 욕심내지 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도 모르나? 그만해!"

라며 화를 벌컥 내는 것이었다. 괜시리 말했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 할 말이 없어 그냥 아내의 화를

삭히려고 "알았어! 이것만 정리하고 들어갈께!"

라고 말하며 자빠뜨려 놓은 나무 가지를 정리했다.

아내가 화를 낸 것이 미안했던지 멀찌감치에 서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잖아! 마누리 말을

잘 들으면 누워자다가 떡 얻어 먹는다는 거 알지?"

라면서 웃었다. 맞다, 틀림없다! 아내는 고생하는

촌부를 생각하여 하는 걱정일 테니까...

 

마무리를 하고 들어왔더니 장날이라며 다녀오자고

했다. 그동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려 장에 다녀

오지 않아 냉파만 했더니 생필품 떨어진 것이 많아

이번 장은 다녀와야 한다고... 모처럼 장구경 삼아

갔는데 이것저것 챙겨서 산 것이 상당히 많았다.

 

오늘 아침도 여전히 춥다. 어제와 같은 영하 17도,

어제 낮에도 그랬듯이 햇살이 퍼지면 날씨는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어제 하려다가 못한 자그마한 것

두어 그루 베어내고 말아야겠다. 또 아내의 걱정을

들으면 안되니까...Picsart_22-01-08_08-55-48-13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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