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아카시아나무 한 그루 잡았더니...
2022년 1월 7일 금요일
음력 辛丑年 섣달 초닷샛날
어제 저녁무렵
먼 하늘에 일찌감치 떠올라 있는
초나흗날 초승달의 모습이 외로워 보였다.
그 옆쪽에는 유독 다른 별보다
일찍 떠올라 혼자 반짝이고 있는 별이 보였다.
금성이던가? 별자리를 잘 모르는 촌부라서...
보는 이의 느낌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지만 초승달과 그 별이
왜 그렇게 쓸쓸하고 안스럽고 외롭게 보였을까?
2022년 새해가 시작된지도
어언 일주일이 지나고 있으나 별다른 감흥이 없다.
아마도 암훌한 코로나19 시절이라서 그렇겠지?
오늘 아침은 예보와는 판이하게 다른 것 같다.
영하 10도가 될거라고 하더니 영하 17도이다.
예보는 예보이고 실제는 실제라고 해야겠지?
요즘은 딱히 꼭 해야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밭가 절개지 간벌작업이다.
마음이 내키면 하다가 추우면 춥다고 미루고
눈이 내리면 눈내린다고 미뤄두고 있는 일이다.
하긴 이 작업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이다.
그러다보니 생각했던 것 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고
게으름 덕분에 일의 속도가 많이 더디기는 하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 시나브로 쉬엄쉬엄 하고 있다.
솔직히 엔진톱으로 나무를 베어내는 일은 힘들다.
촌부가 힘들어 하는 일 중에 예초기를 다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엔진톱 다루는 것도 위험한 일이라서
긴장을 하며 조심조심 그리고 천천히 하게 된다.
꽤 커다란 아카시아나무를 잡을까 말까 망설였다.
어차피 언젠가는 내가 해야하는 것이라서 용기를
내어 엔진톱을 들이댔다. 나무가 쓰러질 쪽으로
삼각틈을 먼저 낸 다음 뒷쪽에 엔진톱을 들이대고
천천히 톱질을 했다. 너무 급히 하다보면 톱날이
끼어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장을 하며
엔진톱을 꼬옥 붙잡고 잠시 톱질을 했지 싶었는데
삼각틈 낸 쪽으로 서서히 기울며 나무가 쓰러졌다.
나무를 잡아놓고보니 상당히 큰 나무였다. 서있는
것을 보는 것과 달리 쓰러진 나무 크기는 다르다.
그래도 다행히 별 탈없이 원하는 쪽으로 쓰러졌다.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몰아쉬었다. 아마도 이
광경을 벌목꾼들이 봤다면 아주 한심하다는 듯이
조소(嘲笑)를 지었을 것이다.
걷기운동을 하면서 지나가던 아내도 한마디 했다.
"이 큰 나무를 당신이 베었어? 이제 벌목꾼이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이 정도쯤이야 우습지!"
라고 어깨를 으쓱하고 우쭐대며 잔가지를 자르고
통나무는 장작크기로 토막을 냈다. 나무 한 그루를
베고 자르고 정리하는데 걸린 시간이 한 시간이 더
걸렸다. 생산성 제로라고 해야겠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기에 흐뭇하고 뿌듯하다. 오늘은 이보다 더 큰
아카시아나무 한 그루를 잡을까 싶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