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비우고 채우고...
2022년 1월 6일 목요일
음력 辛丑年 섣달 초나흗날
어제 아침 기온이 영하 18도라서 소한 추위가
길어지려나 했는데 하루만에 누그러져서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어제 아침보다는 훨씬 올라간
영하 12도를 기록한 산골의 이른 아침 기온이다.
이 정도의 기온은 겨울날에는 예사이고 흔하다.
지금껏 22년째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도 그렇고,
기후자료에 의하면 이곳 평창군 봉평면 그 중에
특히 촌부가 사는 면온은 잘 알려지지 않았을뿐
사시사철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곳 중의 한 곳이며,
동일 위도대에서도 타지역에 비해서 차이가 많이
나는 가장 추운 지역이라고 하는 곳이다. 언젠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영하 32도까지 기온이
내려간 것을 촌부의 눈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아마도 겨울 추위가 가장 심한 1월의 평균 기온도
영하 10도 이하이지 않을까 싶고, 눈도 자주 많이
내린다. 아마도 이런 기후조건으로 인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은 것이
아니었을까? 근거는 모르겠으나 아마 평균 해발이
700m인 고원지대의 특이한 지형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생각된다. 겨울이 이러한 반면에 여름철엔
열대야가 없어 시원하고 선선하다. 평창군 전역의
모든 기상관측소에 열대야가 기록된 적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겨울날 추위가 극심하기는
하지만 다른 세 계절의 기후가 좋고, 평창의 평균
해발 700m는 사람이 살기에 가장 적합하고 이상
적인 고도라고 한다. 그러니까 촌부의 삶터가 있는
이곳 평창 봉평은 살기좋은 고장이라고 해야겠지?
오늘 화두를 '비우고 채우고...'로 해놓고 엉뚱하게
기후 이야기와 우리 고장 평창 자랑을 늘어놓았네.
어제는 간벌작업을 계속할까 하다가 날씨도 춥고
위험한 엔진톱 작업을 하기가 싫어서 장작작업을
하기로 했다. 바깥 장작집의 크고작은 토막나무를
꺼내놓고 크고 넓은 나무는 도끼질을 하여 쪼갰다.
그런 다음에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현관옆 다용도
창고로 옮겼다. 드디어 장작집 한 쪽이 비워졌다.
대신 다용도 창고에는 장작이 쌓였으니 채워졌다.
장작집이 비워지면 그만큼 겨울이 깊어지고 또한
겨울이 차츰 지나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일을 하다
말고 잠시 토막나무 위에 앉아 쉬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비워지고 있는 장작집이나
채워지고 있는 다용도 창고는 우리네 삶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비우며 살자고 다짐해왔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비우면 채워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우리네 삶이겠지 싶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