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올해를 돌이켜보니...

 

2021년 12월 30일 목요일 

음력 辛丑年 동짓달 스무이렛날 

 

어제 하루 잠시 주춤하더니 또다시 한파가 기승을

부린다. 한파경보가 내려졌으며, 기온은 어제보다

곤두박질을 하여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져서 춥다.

한겨울 산골의 날씨가 이 정도는 예사이긴 하지만

또 한 해를 보내야 하는 마당에 몰아닥치는 한파는

마음까지 얼어붙게 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암울한 시절이 벌써 2년째 이어져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으니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겠지 싶다.

 

이제 신축년 올해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흔히들

이맘때가 되면 지나간 날들을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다는 말로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촌부의 올해는

다사다망(多事多忙)했던 한 해였다고 말하고 싶다.

벌써 21년전 인생 2막을 준비한답시고 이곳에 와

산골살이를 시작했지만 절반 가까이 서울과 산골을

오가며 지내야만 했다. 먹고 살아야 하는 경제적인

이유였다. 그 이중적인 생활을 모두 청산하고 다시

산골살이에만 전념했으나 결코 녹록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인근 리조트에서 8년이란 세월, 시간투자를

했다. 허나 나이가 들어 자의반 타의반 지난 5월에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 흔히들 하는 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고들 하지만 그건 자기 위안

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것이었다.

예전과 달리 66세라는 나이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충분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지만 오래전에

만들어진 사회규범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은퇴를

강요 당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애환이겠지 싶다.

 

그렇지만 반년 넘게 흔히들 말하는 백수생활을 해

본 결과, 풍족한 삶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살아갈만

하다는 것이었다. 지나온 세월을 너무나 치열하게

전투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면 지금은 경제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너무나 마음이 가볍고 홀가분하고

시간적인 여유를 가진 방어적인 삶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껏 쫓기는 듯이 바쁘게 앞만 보며 달려가는 삶,

옆을 살피는 여유,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뛰었다.

그런데 내려놓자는 생각, 비워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지내다보니 많은 것이 보이고, 많은 것이 따라오고,

많은 것이 채워지고 있다는 것을 차츰 느끼게 된다.

 

66년 세월이 결코 적은 세월은 아니지만 바로 지금

이 시기처럼 마음 편하게 살아본 기억이 정말 없다.

허나 유유자적(悠悠自適), 동산고와(東山高臥)의

삶은 아니다. 그렇다고 동분서주(東奔西走)하면서

바쁘게 사는 삶처럼 보이지만 예전처럼 마구 앞만

보고 내달리며 쫓기는 그런 삶은 아니다. 이따금씩

빈둥빈둥 게으름도 피우고, 쉬엄쉬엄 쉬어갈 줄도

알고, 거창한 계획보다는 실천 가능한 일을 선택해

시나브로 차근차근 해나가는 여유도 생겼다. 급한

성격에 일을 미뤄두고는 못견뎌 스스로를 닥달하는

것도 없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희안하고 놀랍다.

환경이나 여건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잘 모르겠다.

하여간 지금의 이 마음을 잘 붙잡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그래서 촌부의 올해는 

다사다난(多事多難)에서 '어려울 難'을 빼 버리고

대신 '바쁠 忙'을 넣어 다사다망(多事多忙)했다고

말하고 싶다. 마음을 잡아 비우느라 바빴으니까...

 

그건 그렇고 어제 있었던, 했던 일은 기록해야지?

요즘 야식을 하지않는 대신 오후에 새참을 한다.

어제는 아들 녀석이 사다놓은 모닝롤에 팥앙금과

버터를 넣은 '앙버터'를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아침부터 시작 저녁때까지 눈발이 오락가락했다. 

종일토록 내린 눈 치고는 많이 내린 것은 아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침나절 눈이 시작되자마자

진입로에 제설용 소금을 뿌려놓았더니 눈이 내리며

녹아버렸다. 제설작업이 훨씬 줄어들고 수월했던

것이다. 아내에게는 잠시 카페에 볼일이 있어 내려

갔다온다고 하고 나와 혼자 제설작업을 해버렸다.

그랬더니 마지막으로 아우네 집앞을 치우고 끝날

무렵쯤 나와서 "같이 하면 될 것을 왜 혼자 치우고

있냐?"며 노발대발을 하는 것이었다. 마음속으로는

"당신 고생 시키지 않으려고 혼자서 치웠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기는 좀 민망하여 "나온김에

그냥 치웠지 뭐. 많이 내린 눈이 아니라서 그렇게

힘들지 않더라!"하며 웃었더니 "어서 들어와 씻고

밥이나 먹읍시다!"라고 했다. PicsArt_12-29-11.26.20.jpg

 

PicsArt_12-29-11.20.10.jpg

 

PicsArt_12-29-11.11.16.jpg

 

PicsArt_12-29-11.08.44.jpg

 

PicsArt_12-29-11.06.38.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3138 촌부의 단상-아카시아나무 한 그루 잡았더니... file 2022.01.07
3137 촌부의 단상-비우고 채우고... file 2022.01.06
3136 촌부의 단상-큰밭가 절개지 간벌작업 재개 file 2022.01.04
3135 촌부의 단상-새해 시작과 함께 액땜을... file 2022.01.02
3134 촌부의 단상-새해 첫날을 시작하며... file 2022.01.01
3133 촌부의 단상-또 한 해가 저무는데... file 2021.12.31
» 촌부의 단상-올해를 돌이켜보니... file 2021.12.30
3131 촌부의 단상-Snow Art 라고 아시나? file 2021.12.29
3130 촌부의 단상-선물 같은 하루 file 2021.12.28
3129 촌부의 단상-추억의 시락국 밥상 file 2021.12.27
3128 촌부의 단상-최강 한파가 몰아닥친 산골 file 2021.12.26
3127 촌부의 단상-화이트 크리스마스~♡ file 2021.12.25
3126 촌부의 단상-크리스찬이 아니면 어때? file 2021.12.24
3125 촌부의 단상-내년 농사를 위하여... file 2021.12.23
3124 촌부의 단상-나무들아! 미안하다! file 2021.12.22
3123 촌부의 단상-무청시래기를 걷으며... file 2021.12.21
3122 촌부의 단상-모든 건 마음 먹기에 달린 것... file 2021.12.20
3121 촌부의 단상-이제서야 겨울 본모습인 듯... file 2021.12.19
3120 촌부의 단상-"뚫어~~" 굴뚝청소부가 되어... file 2021.12.18
3119 촌부의 단상-시집 '날씨가 하나를 샀다'를 선물로 받고... file 2021.12.1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