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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Snow Art 라고 아시나?

 

2021년 12월 29일 수요일 

음력 辛丑年 동짓달 스무엿샛날

 

간만에 아침이 푹하다. 눈발이 흩날린다.

오후까지 내린다는데 이번엔 얼마나 오려나?

한며칠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기온이더니

오늘 아침에는 눈발이 흩날려서 그러는지 

수은주가 겨우 영하 3도에 머무르고 있다.

한파도 한번씩은 잠시 쉬어가는 것일까?

 

전날 내린 눈은 땅바닥을 살짝 덮을 정도였다.

치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게 하였다.

진입로에는 그 전에 뿌려놓은 제설용 소금이

덜 녹아 제설작업 할 필요가 없어 다행이었다.

허나 주차장은 그냥 두면 얼어붙을 것 같아서

빗자루를 들고 대충대충 휘저어 건드려 놓았다.

그렇게 하면 햇볕을 받으며 눈이 녹기 때문이다.

 

걷기운동을 하고 있던 아내가 옆을 지나가다가

빗자루를 들고 눈 위를 휘젓고 다니는 촌부에게

"눈을 치우는 것이요? 장난질을 하는 것이요?"

라고 하며 하는 짓이 우습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

눈치우기 싫어 장난질을 하는 것으로 봤나 보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 나이에 무슨 장난이야! 행위예술을 하는겨!"

그 말에 아내는 어이가 없고 한심하다는 듯이

"이게 장난질이지 무슨 행위예술이라는 거야?"

라고 하며 한참을 휘저어놓은 것을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한 술 더 떠 "Snow Art라고 아시나?"

라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우스워 죽는다고 하더니

"그러고보니 볼만하네. Snow Art 열심히 하슈!"

라고 하면서 걷기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촌부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휘저어놓은 걸

보면 그럴듯한 추상적인 그림처럼 보이지않는가?

이렇게 눈을 치우는 일도 즐겁게 즐기며 하다보면

힘도 덜 들고 기분도 좋을 뿐더러 정신건강에도

좋지않을까 싶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나서 올라오다가 낙엽을 덮어

놓은 밭에 하얗게 눈이 내려 그 위를 또 덮은 것을

보게 되었다. "이또한 멋진 예술작품이네! 자연이

만든 Snow Art..."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웃었다.

밭가에서 주변을 살피다가 경사가 심한 절개지에

있는 잣나무 가지가 축 처진 것이 볼상 사나웠다.

아무래도 밭으로 그늘을 지게 하여 농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잣나무와 아카시아를 비롯한 잡목들을

베어내야 할 것 같다. 엔진톱과 장대톱을 들고나와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우선 잣나무 두 그루는

그냥 남겨두고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장대톱으로 대충 잔가지만 잘라냈다. 겨울동안에

시나브로 절개지의 나무들 정리작업을 해야겠다.

또 일을 하나 만들어 고생을 사서 한다고 아내에게

한 소리 듣지 싶다.PicsArt_12-29-12.27.0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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