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제 병원 안와도 된다네!
2021년 10월 29일 금요일
음력 辛丑年 구월 스무나흗날
어제는
일주일만에 진료와 물리치료를 받으러 원주에 있는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이른 아침의 날씨는 전날과
달리 꽤나 쌀쌀한 영하의 기온에 서리까지 내렸다.
하지만 하늘엔 구름 한점없고 뭔가 아쉬움이 남아
있는 듯 미처 지지못하고 빛을 잃은채 하얀 모습이
선명한 낮달이 푸른 하늘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안타깝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여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우두커니 서서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병원가는 날인데 뭐 안좋은 일이 있는 것 아닐까?
아닐거야! 날씨가 이렇게 좋고 기분도 상쾌한데..."
푸른 하늘과 낮달을 바라보며 그날 운세를 점친다는
건 우스운 일이라 생각하며 혼자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병원가는 날은 혹시나 하는 마음이라
염려가 되고 걱정이 된다. 의사가 주의하라고 하는
그대로 조심을 한다고 하긴 하였지만 어디 그런가?
산골살이의 일상이 손을 놓고 전혀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을
조금씩 했기 때문에 병원에 갈 때마다 내심 걱정을
하게 된다. 그나마 잘했고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은
치료를 시작하고 부터는 거의 매일 저녁식사를 때
마시던 반주를 멈춘 것이다. 다만 전날 아내와 함께
김장을 하느라 조금 무리를 한 것 같아 걱정이 되긴
했다. 아내도 말은 안했지만 그래서 병원에 가면서
내심 걱정을 했던 모양이다.
병원에 도착하여
우선 진료전에 미리 예약한 도수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았다. 도수치료를 하는 젊은 물리치료사가 하는
말이 "댁에서 별도의 물리치료나 보조운동을 하고
계신가요? 증상이 거의 없는 것 같고 정상적인 것
같군요. 그래도 오셨으니 오늘은 약하게 해보시죠."
라고 웃으면서 도수치료와 물리치료를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의사 선생님도 차트와 모니터를 보며
"경과가 상당히 좋군요. 생활 하시는데 불편이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지금 상태로 봐서는 일주일 정도만
더 약을 드시고 치료를 중단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늘 조심하셔야만 합니다. 허리병은 재발을 할
염려가 있습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마시고 혹시나
생활하시다가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오셔야만
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했다.
그 말에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몰랐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와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아내에게 "이제 병원 안와도 된다네!"라고 했더니
당사자인 촌부보다 더 기뻐했다.
이제 앞으로는
아내의 당부대로, 의사의 지시대로 몸을 아끼면서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쉬엄쉬엄 일을 해야
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내 건강은 스스로
알아서 챙겨야지 남이 챙겨줄 수는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한층 건강에 대하여
신경을 쓰는 촌부가 되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40년의 세월 동안 한결같이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아내를 위해서도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리라!
"여보! 많이 미안하지만 많이 고맙고 감사하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