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가을걷이 끝, 김장 준비
2021년 10월 27일 수요일
음력 辛丑年 구월 스무이튿날
땅바닥이 약간 젖은 듯 만 듯하다. 간밤에 약간의
비를 뿌린 듯하다. 그래서인지 요며칠 쌀쌀했던
날씨와는 달리 기온도 상당히 높다. 바람이 좀 불긴
하지만 추운 느낌은 거의 없다. 참 다행이구나 싶다.
오늘은 겨울채비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김장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포근한 날에 김장
하는 것은 그동안 40년 결혼생활 중에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정말로 날을 잘 받았다고 아내가 엄청
좋아하고 있다.
어제는 가을 채소 수확을 끝으로 산골부부의 텃밭
농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외로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올가을 채소농사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야할까? 가을 채소 중에 가장 중요한
배추농사는 완전 실패다. 잦은 비 때문인지 농약을
사용하지않아 그런지 무름병에 설상가상 뿌리혹병
까지 겹쳐 김장용으로는 빈약한 수확이다. 그래도
쌈배추로 먹으니 아주 맛있고, 배추국으로도 좋다.
알배추 수준이라서 여기저기에 나눔으로 끝내고,
멘토이신 이웃 어르신 반장님댁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대신에 무우농사는 성공작이다. 무우는 물론
무청까지 엄청 튼실하게 잘 자라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농약없이 이 정도의 수준은 꽤 잘 지은 농사
아닌가 싶은데...
반장님댁에서 가져온 배추는 아주 좋다고 했고, 또
우리 밭에서 수확한 무우와 청갓도 너무 좋다면서
손질한 아내는 힘든 줄도 모르겠다며 싱글벙글...
이런 아내를 돕는 촌부 또한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
오후에 수확하는 것을 시작으로 손질과 김장준비를
하느라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몰랐다. 아내는 새벽에
일어나 저녁에 절여놓은 배추를 뒤집어 놓았단다.
올해는 좀 새로운 방법으로 김장을 해보려고 한다.
페친이신 보성의 백아님께서 팁을 주신 그 방법을
병행하여 우리만의 방법으로 김장을 해볼까 한다.
백아님이 권하신 그 방법은 무우채를 썰어넣지는
않고 무우를 즙만으로 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동안
전통적인 방법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가 좀 그래서
무우즙 70%, 무우채 30% 방법으로 하려고 한다.
김치맛이 좋아야 할텐데... 이제 아내를 도와 한해
농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김장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