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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보람찬 하루

 

2021년 10월 3일 일요일 

음력 辛丑年 팔월 스무이렛날

 

오늘은 우리나라 5대 국경일에 속하는 개천절이다.

개천절(開天節)은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린 날'이란

뜻으로, 단군왕검께서 우리나라 최초의 민족 국가

'고조선'을 세우신 그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념을

해야하는 날이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국경일이면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광장은 보수단체들의 불법

집회 장소가 되고 있다. 아무리 우리나라 헌법에는

집회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집회를 하면 될 것인데 왜

하필이면 법을 어겨가며 국경일에 이 난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불법적인 집회를 대다수 국민들이

호응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행동인 것 같아서 눈살이

찌푸려진다. 촌부가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어제는 이래저래 보람찬 촌부의 하루였다.

그동안 뒷산을 오르내리며 시나브로 주워다 모아둔

잣송이가 제법 쌓여 때마침 장날이라 장보러 갈 겸

수집상에 내다팔았다. 큰 마대로 2부대, 작은 마대

1부대 합친 무게가 50Kg이었고 Kg당 수매단가가

높아서 기분좋게 팔고 왔다. 그러고 보니까 올가을

잣송이를 주워다가 판 것 벌써 210Kg이나 된다.

아침, 저녁 운동삼아 뒷산을 오르내리며 잣송이를

조금씩 주워와 모아두었다가 어느 정도 양이 되면

내다팔곤 하는데 예상외로 수입이 짭짤하다. 매년

산골 사람들은 잣송이를 따거나 촌부처럼 주워다

팔곤 한다. 잣송이 줍기를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올겨울 땔감나무 구입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랬는데 잣이 풍년이라 잣송이를 팔아서 땔감나무

구입할 금액을 훨씬 초과했다. 뒷산을 오르내리며

땔감나무값도 벌고, 용돈벌이도 하고, 자연스럽게

운동은 덤이 되고 있으니 일거다득(一擧多得)이

아니겠는가 싶다.

 

어제 아침까지 주워온 잣송이를 모두 내다팔았는데

또다시 카페 바닥에는 제법 많은 잣송이가 널렸다.

늦은 오후 매일 다니는 뒷산 잣나무숲과 그 윗쪽의

가파른 경사에 있는 잣나무숲에 올라가 보았더니

꽤나 많은 잣송이가 촌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신나게 줍다보니 배낭을 가득 채우고 가지고 다니는

작은 마대부대에 꽤 많이 채웠다. 경사가 가파르고

짊어진 배낭 무게와 들고 다닌 마대부대의 무게가

무겁고 힘이 들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않고 산을

내려왔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려왔더니 아내가

놀라며 "어디서 이렇게 많이 주워와? 대단하네!"

라고 하더니, "이제 땔감나무 값도 벌었으니까 너무

힘들게 다니지는 마셔! 경사진 곳은 위험하잖아?"

라고 했다. 예전부터 산을 타는 것은 꽤나 이력이

나있는 촌부인지라 괜찮은데 잣송이 무게가 나가서

매고 들고 다니는 것이 조금씩 힘에 부치기는 한다.

그래서 욕심을 부리지않고 힘들지 않게 가져올 수

있는 양이 되면 미련없이 산을 내려온다. 다음날 또

가면 되니까...

 

아내와 함께 봉평 오일장을 다녀왔더니 택배가 와

있었다. '푸른문학 2021 가을호'였다. 이번 호에

촌부는 '가을이다!'라는 제목으로 수필을 기고했다.

산골살이를 하면서 느꼈던 지난날 느낌들을 모아

글을 쓴 것이다. 특히 이번 호에는 어렵고 힘드는

시절이지만 많은 분들이 등단을 하여 푸른문학과

함께 동행을 하게 되어서 기쁘다. 등단하신 분들께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이 촌부는 2017년 이맘때

수필가로 등단을했지만 지금껏 이렇다 할 수필집

하나 내지를 못했다. 올해는 생각을 해봐야지 하고

준비를 할까 했는데 틀린 것 같다. 지난 봄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여 백수가 되어 수입도 변변찮은데

20년이 넘은 집은 수리할 곳이 많아 돈을 달라고

한다. 수리업자와의 상담을 하여 견적을 받았고

합의를 하여 공사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어쩔 수가

없이 수필집을 만드는 것은 미루어야 할 것 같다.

쓰는 글이야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니까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여건이 되면 적절한 시기에 내 이름

석자로 된 수필집을 만드는 것이 또하나 꿈이다.

꿈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을 하면 언젠가는 그 꿈이

이루어지겠지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니까...

 

보람찬 하루의 마무리는 봄부터 지금껏 밭고랑에

놔둔 호스를 거뒀다. 비가 내리지 않을 때 물주기를

하느라 큰밭, 작은밭에 호스를 하나씩 놔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물주기를 할 필요가 없어 날씨가 추워

지기전에 걷어 잘 보관해야 내년 봄에 또 요긴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진작 했어야 했지만

가을 채소에 물주기를 하게 될까봐 조금 미루었던

것인데 다행히 올가을에는 비가 자주 내려 호스를

사용하는 고생은 덜었다. 갑작스레 뒤늦게 생각이 

나서 시작했는데 마치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PicsArt_10-03-01.33.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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