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비싸게 판 잣송이, 스스로에게 선물이 되다!
2021년 9월 26일 일요일
음력 辛丑年 팔월 스무날
그동안 시나브로 뒷산의 잣나무숲을 오르내리며
조금씩 주워다놓은 잣송이를 읍내 수집상에 내다
팔았다. 값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좋았다.
며칠전에 내다팔까 하고 전화를 했더니 비를 맞은
잣송이를 말려서 가졌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잣송이가 작거나 썩은 부분이 있는 것들은
가져오면 안된다고 하며 오히려 부탁을 하는 것이
뭔가 꺼림칙해 마대부대에 담았던 잣송이를 다시
카페 바닥에 비닐을 깔고 모두 쏟아놓았다. 산에서
주워와서 막바로 마대부대에 담아놓았던 것이라서
크기도 고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가 내린 뒤에
주워온 것과 이른 아침 이슬을 맞은 것들은 축축한
상태 그대로다. 그래서 주인 아주머니께서 부탁을
한 것이구나 싶었다. 그 중에는 시일이 좀 지나서
썩은 것도 있었다. 며칠간 바닥에 말려놓았다.
수집상에 내다팔때 대충 마대부대에 담아 가져가면
되겠지만 양심상 그럴 수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잣송이가 자라는 것에 내가 힘을 보탠 것도 아니고
완전히 자연이 공짜로 주는 선물인데 마구잡이로
담아서 갖다주면 그 수집상은 상태가 불량한 것을
수매하여 손해를 보게 될 것 아닌가? 뿐만 아니라
축축한 상태라면 무게 많이 나가게 되어 갖다주는
촌부는 조금은 더 값을 쳐서 받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촌부의
양심상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것이다.
드디어 어제 오전에 잘 마른 잣송이를 선별해 따로
마대에 구분하여 담았다. 크기별로 나눠서 담았고
나머지 작은 것이나 약간 상태가 좋지않은 것들은
따로 마대부대를 구분하여 담았다. 네 부대씩이나
되었다. 한 부대의 무게는 대략 25kg 남짓 되지만
잣송이의 부피가 커서 혼자 들기도 힘들 정도이다.
그렇게 네 부대를 자동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나가
무게를 쟀더니 87kg이었다. 말린 과정과 분류해
담았다고 했더니 믿음이 갔는지 모두 상품(上品)
으로 값을 쳐주셨다. 분류를 하지않고 가지고 오신
다른 분들의 것은 마대를 찢어서 속에 든 잣송이의
상태를 확인하여 값을 매기는 것 같았다.
세상 모든 일이 서로의 믿음이 바탕이 되어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하면 불신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할까? 아무렇게나, 대충, 적당히
하면 나는 좋을지 모르지만 그 피해는 상대방에게
돌아가게 되어 결국 불신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잣송이를 잘 말려 구분하여 가져간 것은 스스로의
양심을 속이지않은 것이라서 참 잘했구나 싶었다.
생일날 양심을 속이지 않은 것도, 잣송이값을 잘
쳐서 받은 것도 나 스스로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아닌가 싶다. 함께 나간 아내가 "당신같이 착하고
양심 바른 사람이 많아야 이 세상이 밝을 텐데..."
라면서 칭찬을 했다. 이 또한 좋은 선물이 되었다.
아내가 생일날에는 면을 먹어야 한다면서 점심엔
해물짬뽕을, 저녁에는 멀리 대화까지 나가 고기를
사주어 맛있게 먹고 들어왔다. 아들 녀석이 아비
생일이라고 지엄마 계좌로 맛있는 것 사먹으라며
축하금을 보냈단다. 이 녀석, 아비 계좌로 보내면
될 것을 왜 지엄마 계좌로 보냈는지 모르겠네?ㅎ
뿐만 아니라 처조카 녀석이 큰고모부 생일이라고
모바일 선물권을 보내왔고, 연예인은 아니지만
아주 오래전 촌부의 팬클럽 딸내미가 아내와 함께
맛있게 먹으라며 함박스테이크 밀키드를 모바일로
보내왔다. 고맙고 감사하다. 또한 많은 분들의 축하
메시지도 너무나 감사하다.
오늘부터 며칠간 이른 아침부터 다소 바쁜 일상이
될 것 같아 일기를 올리는 시간을 바꿔야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