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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서글픈 현실인데 나이만 먹네!

 

2021년 9월 25일 토요일 

음력 辛丑年 팔월 열아흐렛날

 

아내와 함께 원주에 다녀왔다. 

엄마(장모님)를 뵈러 요양원에 다녀온 것이다. 

정부에서는 추석 연휴기간 동안 요양원의 면회를

대면 면회가 가능하다고 발표를 했지만 늘어나는 

확진자 때문에 현장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 한다.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치셨다고 하더라도 면역력

약한 어르신들이라 조심을 해야하고, 병환이 있는

일부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을 못해 어쩔 수 없단다.

아쉽긴 하지만 비대면으로 면회를 하고 와야했다.

늘 그랬듯이 아내도 울고 촌부도 눈물을 보이고...

추석전에 막내네가 집에 오면서 면회를 하고 왔고,

둘째네는 양쪽의 일정이 맞지않아서 다음 기회로

미뤘으며, 어제 맏이인 우리가 면회 일정이 지나긴

했지만 원장 수녀님의 배려로 면회를 하게 되었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어쩌다가 이런 현실에서

살고있는 것인지...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봐야한다는 것도 그렇고 서로 하는 말이 잘 들리지

않아 고함 지르듯이 말을 하다보니 정작 하고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엄마가 요양원에 입소한

이후 몇 번의 병원 입원 때문에 대면을 하긴 했다.

그렇지만 평상시의 모습을 보게 되는 대면 면회는

2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한번도 없었다. 몹쓸 놈의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이렇게 우릴 서글프게 한다.

 

이번에는 지난 추석에 조카 딸내미가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인화하는 기기로 가족사진을 뽑았다.

예전 엄마와 함께 찍은 것, 이번에 찍은 가족사진

그리고 엄마가 요양원에 입소하기전 사진을 갖고

가서 드렸더니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그동안 왜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자식들 보고싶을

때 볼 수있는 사진을 갖다드렸어야 했는데 말이다.

고맙게도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우리가 가져다

드린 사진을 예쁘게 꾸며 엄마 침대옆에 붙여놓아

언제라도 자식들 보고싶으실때 보시게끔 했다고

연락을 주셨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 서글픈 현실인데 시간은 가고 세월은 흘러

애꿎은 나이만 먹고있다. 엄마가 집에 계셨더라면

"이서방! 생일 축하하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세!"

라고 하셨을 것이며, "이거 얼마 안되지만 받겠나!"

라고 하시며 봉투를 손에 꼬옥 쥐어주셨을 것이다.

그동안 엄마는 자식들 생일이면 꼭 봉투를 주시곤

하셨다. 요양원에 들어가시기전 불과 2년전 나이가

60이 훌쩍 넘은 큰사위에게 팔순이 넘은 장모님이

생일이라며 용돈을 챙겨주셨다는 이야기를 일기에

썼더니 많은 이들이 부러워 하곤 했었는데...

 

음력 8월 19일, 오늘은 태어나 지금껏 집에서 쇠는

66번째 생일이다. 추석 명절과 맞닿아 있어 식구들

모인 지난 추석에 미리 앞당겨 생일 케익을 잘랐다.

영주 막내네 사과농원에서 생일 케익을 불고왔다.

올해부터는 케익에 꽂는 초를 하나만 꽂기로 했다.

"또 애꿎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구나!"라는 의미도

있고 나이를 먹는 것도 서러운데 케익에 초만 잔뜩

꽂는 것이 싫기도 하여 올부터 그렇게 하자고 했다.

아내가 "쇠고기 무우국을 끓일까, 쇠고기 미역국을

끓일까?" 라고 하더니 촌부가 좋아하는 미역국을

끓여놓았다. 고향 남해의 자연산 미역이라서 아주

보들보들 하면서 맛이 구수하고 진하게 우려나는

것이 일품인 미역국을 시원하게 한 사발 먹겠는걸!PicsArt_09-25-08.36.1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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