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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그리움의 대상이 더해졌다고...???

 

2021년 8월 29일 일요일

음력 辛丑年 칠월 스무이튿날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마음속에 '그리움'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움은 항상 상대적인

것이라서 그리움은 대상이 꼭 있다. 젊은 청춘들은

그리움의 대상이 당연 연인일 게다. 아마 이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류이겠지 싶다. 60대 중반의

촌부도 이따금씩 그리움이란 말을 쓰곤 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편리한 현대에 살고있으면서

아주 오랜 옛날 추억을 되새기면서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 하기도 한다. 특히 할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뭇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눈물을 찔끔

거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요양원에 모신 엄마를

비롯하여 오랜 세월 이곳 터전을 일구며 함께했던

아우들,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자주 만나지 못하는

형제들과 하나뿐인 자식인 아들 녀석, 내 자식처럼

정이 듬뿍 든 조카 딸내미는 당연히 그리움의 대상

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을 좋아하는 촌부의 성격상

우정을 나눈 많은 친구들, 사회생활을 하며 만났던

지인들도 그리움의 대상임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사람이기에 그리움의 대상이 사람인은 누구나 같은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은 그 대상이 더 추가되는 것

같다. 아마도 산골살이를 하는 촌부라서 현실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닌 기후변화, 자연현상이 바로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 이상하다.

하늘과 땅, 햇볕과 비, 구름과 바람, 더위와 추위 등

이런 기후변화, 자연현상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하루에 보는 사람이라곤 함께 사는 아내 외

이따금씩 보는 집배원, 택배기사를 제외하고는 보고

만나는 사람이 없어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대신 그리움의 대상이 바뀐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요즘처럼 가을 장마로 인하여

비가 내리는 날이 잦으면 햇볕을 그리워하고, 햇별

강한 날이 이어져서 가뭄이 들면 비를 그리워하는

변덕을 부리게 되어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는 모처럼 날씨가 너무 좋았다. 바깥일 하기에

안성맞춤인 그런 날씨였다. 햇볕이 있어도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에는 밭에 나가 두 번째로

씨앗을 뿌려놓은 무우밭에 북을 줬다. 퇴비장에서

흙을 퍼다 움푹파인 구멍을 덮었다. 이제서야 겨우

떡잎 사이에 본잎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며칠만 더

있다가 새싹 하나만 남기곤 모두 솎아주어야 한다.

 

아침나절에는 얼마전 베어놓은 나무를 잘라 장작을

만들다가 잔가지는 마무리하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남겨둔 조금 제법 큼지막한 통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 엔진톱 작업을 마무리했다. 자잘한 잔가지는

원형톱을 이용하면 손쉽게 자르지만 통나무는 어쩔

수가 없어 다소 위험스런 엔진톱으로 잘라야 한다.

나무의 특성, 재질에 따라 작업의 차이가 많이 난다.

단풍나무, 아카시아나무같은 재질이 단단한 나무는

꽤나 힘이 든다. 하긴 아직도 엔진톱 다루는 솜씨가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촌부라서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숙달이 되었다. 엔진톱 작업을

하면 꼭 아내가 나와서 도와준다. 커다란 통나무는

한번에 자를 수가 없어 나무를 굴려가면서 자른다.

혹시나 톱날이 단단한 나무 틈새에 끼이면 냉패를

보게 되어 톱질하는 나무 끝에서 아내가 움직이지

않게 붙잡아주면 작업이 훨씬 수월하고 덜 위험해

늘 함께 작업을 한다. 엔진톱이 소형이라서 지름이

20~30cm 넘는 통나무는 한번에 자를 수가 없어

이렇게 하고 있다. 엔진톱 잘 다루는 마을 아우에게

배운 기술(?)이다. 이제 베어 말린 나무는 모두 다

장작용으로 잘라 토막을 내놓았다. 나머지는 매년

준비하는 것처럼 제재소에서 자투리 나무를 조금

사오면 된다. 올해는 일찌감치 사다가 장작에 쌓아

놓고 말려보려고 한다. 가을일이 더 바빠지기전에

미리미리 겨울채비를 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비록

가을 장마로 약간 더디기는 하지만 하나둘 일이 잘

정리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오늘은 또 이른 아침부터 비가 추적거리고 있다. 이

가을 장마가 언제쯤 끝나려나? 아내는 알람 소리를

못 들었는지 나오지 않았다. 이 정도의 비는 아내가

걷기운동을 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아 깨웠다.

조금 늦긴 했지만 일회용 우의를 입고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끈기 하나는 알아줄만 하다. 늘 일만 하는

촌부도 따로 운동을 하긴 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잘 안된다. 예전에 하던 아령을 찾아놓았다. 얼마나

오래 밖에 방치를 했는지 녹이 슬고 엉망이다. 아직

쓸만한 것 같아서 시냇물에 내려가 잘 씻어놓았다.

내일부터는 아침에 운동을 시작해볼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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